소리는 질료에 가깝다. 이해하지 못하는 언어로 말하는 것을 듣고 있으면 이 사실이 명백해진다. 뭔가 부피를 가진 것이 눈앞에 놓여 있는 듯하다. 부피를 가진 것 안에서 정신이 작동하고 있다. 정신은 말을 통해서, 그득하게 쌓인 소리의 무더기에 일정한 한계를 만들려 한다. 만약 이해할 수 있는 언어라면 사람은 그 안에서 소리와 정신의 대치를 떠올리지 못한다. 그 정도로 완벽하게 소리는 정신 속으로 스며들어버린다. 『인간과 말』p54

 

Posted by 브로콜리너뿐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