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뿌리

일상 2015. 1. 26. 00:30


꿈에

푸르고 맑은 파도들을 보았다.

느리게 솟아 올랐다 보다 느리게 가라앉는 파도들의 행렬을.
그 푸르고 맑은 파도 하나에 내 친구가 묻혀 있었다.
눈을 감고, 아름다운 옷을 입고, 아주 먼 곳에서부터 오랜 시간 그러고 온 것처럼.
높이 솟아 올랐다 천천히 내려오는 친구를 바라보는 사이

귀가 열리고 파도 소리가 들리고 바람이 불고 발가락들이 젖었다.  
나는 천천히 다가가 친구를 건져 바다 위로 날아 올랐다. 

손가락들이 젖었다.
발밑에서 물과 나비가 반짝거렸다.

울고 싶을 정도로 아름다운 장면을 보았다.

친구는 우리가 물뿌리라는 일본의 한 해변에서부터 날기 시작한 거라고 알려줬다. 
조금 더 바다의 중심으로, 계속해서 날 수 있을 것 같았다.

Posted by 브로콜리너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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