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사람

일상 2010. 8. 17. 02:55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발견된 그로부터의 편지들을, 늘 그 곳에 있는 걸 알고도 모른척 하던 그녀에게 받은 한 페이지 글을, 오랜만에 작정하고 읽었습니다. 왜 이렇게 그리울까요. 결코 서로는 알 일 없는 두 사람, 각자의 두 사람은 점점 내게 옛 사람이란 한 단어로, 이 세 글자에 담긴 철렁거림, 찐득거림, 지나쳤고 미진했던 너와 내가 만든 사건들. 가끔 연락이야 할 수 있지만 내 진심을 전할 수는 없는, 아 아직 전할 진심이 있다는 것에 어떤 패배감을 느끼면서도, 왜 이렇게 생각날까요. 옛 사람의 글이, 글씨가 참 아름답습니다.
그래도 내가 우리의 이별을 결코 후회하지는 않을 거라는 걸 알기에, 나는 지금 마음껏 그 사람들을 꿈꿉니다. 진심이 조금 묻어나는 묻어날 뿐인, 사실은 허영인 감정을 즐기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들을 팔아 이렇게 자판을 두드리고 있는 이 새벽에 자족하면서.




Posted by 브로콜리너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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