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무 살 전후에 결혼을 하는
라오스의 어리디 어린 아기엄마들.

아기를 안고 있는 사진을 찍어도 좋겠느냐 물으면
모두들 수줍은 듯 이쪽을 쳐다보지 못하면서
다른 곳을 쳐다보고 있는 아기에게는
자꾸 카메라를 바라보라 한다.

이들 마음의 평화는 무엇으로부터 오는 것일까?

라오스를 여행하는 동안
숱하게 이들과 마주쳤건만,
밭을 갈거나
물동이를 나르면서도
나는 이들이 아기에게 언성을 높이는 것을
단 한 번도 보지 못했다.

도시보다는 시골일수록,
옷차림이 더 남루할수록,
필시 한 권의 육아서도 읽은 적 없었을 이들은
그 어떤 아동학자보다도 여유 있게
아기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 같았다.

한 치의 당위나 앞선 염려도 없이.


                                          욕망이 멈추는 곳, LAOS/ 오소희



한 치의 당위나 앞선 염려도 없이.


조금씩 여물어 가는 내 소망이 하나 있는데,
아이를 낳으면 낯선 곳에 함께 가
평안하게 살았으면 좋겠다.
네가 내 품을 떠날 때까지는, 함께.
아마 이런 건 가르쳐줄 수 있을 것 같다
도망치는 삶이 얼마나 위태로우며 그리하여 잘 도망치는 삶은 얼마나 위대한 것인지를. 
우리의 이 평안은 정말 가치로운 것이라고.






Posted by 브로콜리너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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