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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9.15 그리움만 쌓이네/노영심 1



생각난다. 춥고 춥던 겨울 날 난생 처음 덕수궁길로 들어서던 날,
편의점에서 따뜻한 베지밀B 두병을 사선 두툼한 외투 주머니에 하나씩 집어 넣고선 한참 헤매어서 찾은 정동극장. 그 곳에서 만난 노영심. '이거 드세요' 삐죽 베지밀을 내밀자, 대답도 않고 그냥 웃는데 우와 이 사람 그냥 얼굴만 봐도 좋은 사람이다 싶던.
한 시간 가량 인터뷰했었던가. 난 팔 아프단 말 한마디 못하고 팔에 힘 꽉 주고 바들 떨며 한 시간 동안 마이크를 들고 있었다 -_- 용타.

'피아니스트답지 않은 손이죠' 하며 내민 그녀의 작고 동그란 손.
마냥 착한 사람이지만은 않은, 사랑할 줄 알고 사랑 받을 줄 아는 현명한 사람 같았다.

오랜만에 이 노래 들으니 어찌 이리 노래를 그립게 부를 수 있을고.
그러니까.


그립다. 당신 목소리.
시간이 아주 빠르게 지나가버려서 당신은 내게 더 이상 기대하지 않아도 되는 담백한 그리움이
되었으면. 그래도 참 좋을 것 같다. 아니다. 나쁘진 않을 것 같다. =_=


요즘 난 자주 웃는다. 걸핏하면 재밌다고 배를 잡고 웃으면 그걸 본 친구가 따라서 웃고 또 그게
재밌어서 같이 웃는다.
줄타기를 하듯 사는게 위태롭고 불안하면서도 그 줄이 발바닥을 왜 이리 간질이는지 모르겠다.
이러다 큰 코 다쳐, 후회한다. 좀 진지해지자 싶다.

그러다가도 '사는 것은 더함없이 체험만 같다'라는 말만 믿고 싶은 날들이다.

Posted by 브로콜리너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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