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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둘기

일상 2009. 3. 24. 14:19

윤무부 "비둘기가 무슨 죄 지었다고 잡아 죽이나"

2009년 3월 24일 (화) CBS < 김현정의 뉴스쇼 > (FM 98.1 MHz 07:00~09:00 진행 : 김현정 앵커)

(대담 - 윤무부 조류학자 (경희대 명예교수))


 
88 서울올림픽 당시에 하늘 높이 날아가던 수많은 비둘기들, 여러분 그 장면 기억하십니까. 한때는 평화의 상징으로 불리기도 했는데 요즘 비둘기들 신세가 처량해졌습니다. 언젠가부터 닭처럼 뚱뚱해져서 닭둘기라고 놀림을 받더니 이번에 환경부에서는 아예 비둘기를 유해야생동물로 지정하는 법안을 입법 예고했습니다. 이제 5월 말부터는 비둘기를 합법적으로 포획을 할 수 있게 된 건데요. 오늘 화제의 인터뷰에서는 새 박사시죠. 경희대학교 윤무부 명예교수와 함께 비둘기 이야기 좀 나눠보죠.

◇ 김현정 / 진행

아니 어쩌다가 비둘기 신세가 이렇게 됐나 싶은데요...

◆ 윤무부

글쎄요. 그 비둘기는 옛날부터 평화의 상징인데 어떻게 갑자기 이렇게 걔들 신세가 정말 불쌍하게 됐어요.

◇ 김현정 / 진행

유해야생동물이라는 것은 어떤 경우에 지정을 하는 건가요?

◆ 윤무부

유해 야생, 우리 인간에게 해로움을 준다 그래서 그러는데요. 그 전에도 과수원의 까치나 또 도시의 멧돼지, 고라니, 너구리 이런 게 이제 우리 도시에 내려오고 또 농장물에 과수원에 해를 준다고 그래서 구제한다고 막 잡거든요. 그런데 그게 잘못된 게 까치를 한 번에 잡는다 그래 가지고 10마리 잡은 걸 500마리, 1000마리 잡았다 그래서 지금 한창 검찰에서 불려다니고 많이 걸려들어갔어요. 그게 아마 1마리 잡으면 나라에서 얼마 돈을 주고 그럴 거예요.

◇ 김현정 / 진행

포상금이 있는 거군요?

◆ 윤무부

아마 그럴 거예요. 그런데 이런 것들 그냥 쉽게 하죠. 전 세계에서도 비둘기가 유럽 같은데 굉장히 많지만 유해 줄 수 있다고 해서 잡아 죽이지 않아요. 유해 조수가 아니에요. 오히려 걔들이 먹게끔 조금 놔둬요.

◇ 김현정 / 진행

그런데 비둘기가 평화의 상징이었는데 어쩌다가 비호감으로 바뀌었나 제가 생각을 해 보니까 기하급수적으로 그 수가 늘면서부터인 것 같아요?

◆ 윤무부

그런데 사실 옛날보다 많지 않아요. 먹을 것도 없고 물도 없고 잠 잘 데도 없고 번식할 데가 없어요. 그래서 옛날보다는 많지 않은 거예요. 지금.

◇ 김현정 / 진행

옛날이라면 언제입니까? 그게?

◆ 윤무부

1970년도 전후해서 60년도 전후해서는 우리 경희대학교 옆에 외대에서도 한 500마리 길렀거든요. 시청에서도 기르고. 그런데 지금은 여기 한강 고수부지 같은 데서 먹이 줘서 하고 있어요. 얼마나 보기 좋아요.

◇ 김현정 / 진행

그런데 그냥 우리가 길거리 다니다 보면 비둘기가 많이 늘어난 것 같긴 하던데요?

◆ 윤무부

아니에요. 그런 소리 하지 마세요. 비둘기가 많지 않아요.

◇ 김현정 / 진행

그렇습니까. 그러면 비둘기가 그동안 일으켰던 문제가 어떤 거라고 봐서 지금 유해 동물로 지정을 한 걸까요?

◆ 윤무부

그런데 비둘기는 유럽에도 지금 마찬가지로 많지만 우리 같이 유해 조수로 정해 가지고 잡아 죽이고 그런 것 없거든요. 그러니까 그렇게 옛날보다 수가 없으니까 그래도 평화의 상징이고 UN의 상징 아닙니까. 그래서 우리가 비둘기도 좀 있는 것이 좋거든요. 그걸 어떻게 단정 지어서 유해 조수 해 가지고 이제부터 잡아 죽인다는 거예요. 어떻게 동물을 막 죽여요.

◇ 김현정 / 진행

지금 많이 화가 나셨어요, 윤 교수님.

◆ 윤무부

나는 화가 나죠. 새를 하는 사람으로서 너무 안 됐죠.

◇ 김현정 / 진행

"엄청 더럽다. 아스팔트도 부식된다" 이런 것들이 이유인 것 같던데?

◆ 윤무부

거짓말이에요. 아스팔트가 왜 부식이 돼요. 청계천 위에서 배설하기도 하고 차 위에도 배설은 했지만 그렇게 생각 하는 대로 부식은 안 시켜요.

◇ 김현정 / 진행

저는 일단 입법 예고가 됐다는 얘기를 듣고 걱정이 되는 게 비둘기도 비둘기지만 포획을 하려면 먹이에 약을 섞어놔야 될텐데 다른 동물들이 와서 먹을지 않을까 저는 그 부분이 걱정이 되던데요?

◆ 윤무부

물론 여러 가지 걔들이 먹을 게 고라니도 가끔 너구리 밤에 다니죠, 족제비도 있을 거고요. 심사숙고하고 그렇게 해서 잡든가 그래야지 어떻게 마음대로 그냥 우리 환경부는 저번 따오기도 그냥 그게 사전 검토도 안 하고 좀 그래요. 그게 생명 아니에요. 어떻게 생명을 죽여요.

◇ 김현정 / 진행

알겠습니다. 교수님. 지금 말씀을 듣고 보니까 이 비둘기를 유해 동물로 지정하는 방안, 논란의 여지가 있어 보이는 군요.

◆ 윤무부

아니죠. 까치, 멧돼지, 고라니, 너구리, 다 그래요. 걔들이 무슨 죄가 있어요. 죄 지은 것도 없어요.

◇ 김현정 / 진행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비둘기를 꼭 카메라로 찍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따뜻한 날 오면, 하루종일 앉아 비둘기 관찰하자 싶을만큼 나는 비둘기에게 애정이 간다. 
자주 보며 정이 든 것도 있고, 불안하게 아스팔트나 도로 위 걸어댕기는 거나 아무거나 막 집어먹는 거 보면 어린애 보는듯 안타깝기도 하다. 
가끔 비둘기 볼 때면, 너희는 고향을 잃은 부모를 가졌구나. 그런 부모를 가진 지금 세대의 비둘기들은 어떤 집단적 감성을 가지고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비둘기 밉다고 집어차는 사람들 싫어. 비둘기 굼뜨다고 미워하지 말아요. 자동차에 픽픽 채이는 비둘기 보면 마음이 바작바작.

유해야생동물에다가 포획하면 포상금도 준다니. 젠장. 열받네. 문제가 있으면 타협을 해야지 이런 방식은 잘못됐어.
동물들에게는 인간이 유해 야생일진대. 쩝쩝


Posted by 브로콜리너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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