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밝히려는 노력조차 부담스러워서 제껴두기만 하던 내 죄책감은, 그 본질이 무엇인지는 여전히 모르겠지만 어차피 알 수도 없거니와, 그러니까 죄책감이라는 망령때문에 괴로웠던 건, 내가 받은 만큼 베풀지 않고 있다는 스스로에 대한 평가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생각하기로 했다에 가까울지도 모르겠다.) 한 시절에 그리고 여전히, 어떤 공간으로부터, 많은 사람들에게서, 받은 게 많다. 그리고 그 받은 것들이 정말 소중하다.  

 

마땅히 그래야만 한다고 믿는 당위들에 부응하지 못한다는 생각 때문에 괴로웠던 것 같다. 이런 마음의 상태는 내가 느끼는 연민이나 동정심을 처리해야만 하는 것으로 치부한다. 피하게 만든다. 해야만 한다고 믿는 걸 하지 않아서 느끼는 죄책감과, 내가 받은 만큼 베풀지 못해서 느끼는 죄책감은 다르다. 고통을 고충으로 바꾸어 생각하면서 마음이 좀 밝아졌던 것만큼이나 괜찮은 깨달음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저 마음이 편해지기 위함이 아니다. 어쨌거나 내가 나에게 늘 바라는 것은, 할 수 있는 만큼은 행동하는 것이다.

2.

 

불편한 신발을 바꾸는 것만으로 삶이 훨씬 나아진다는 어느 영화의 대사를 믿는다.

 

 

Posted by 브로콜리너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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