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라즈니쉬(인도 철학자)가 좋아서 계속 라즈니쉬 책만 찾아서 보고 그러기도 했어. 그러면서 라즈니쉬 수행법도 해보고. 그 바람에 제주도를 안먹고 안 자고 걸어서 한 바퀴 돌았잖아. 쓰러질 때까지 돈다는 게 라즈니쉬 수행법이거든.

3일. 쉬지 않고 먹지 않고, 물은 마셔. 목적은 쓰러지는 거야. 휴대폰 1번에 연락할 사람 번호 넣어두고 배낭에 야광 붙이고 물통 하나 차고 신발 하나 더 달고. 근데 참 재밌더라. 제주도는 한 바퀴 돌면 딱 그 자리로 오잖아.

쓰러졌지. 암튼 너무 좋더라. 이런 걸 제주도니까 하지 어디서 하겠어. 여긴 해안도로만 따라서 돌면 그 자리로 오니까. 다음엔 자전거를 타고 돌아보려고. 근데 확실히 명상을 하면 생이 풍요로워져. 맑아지니까. 집착하고 화내고 그런 것이 줄어드니까. 사심이 없어지니까 마음이 열리고 자유로워지니까 풍요로워질 수밖에 없지."

Film2.0 장선우 감독 인터뷰 중



어맛. 저런 수행법이 있단 말이야. 솔깃. 하고 싶다. 쓰러지는 게 목적이라니.
그럼 쓰러지지 않고 하염없이 걷다가 지구에서 사라지는 수행법은 없으려나. 육체의 흔적도 없이 말이야. 근데 서울에서 저거 하면 다 돌기도 전에 호흡기 질환으로 쓰러지겠지? 

그나저나. 충무로국제영화제에서 장선우 감독 특별전을 한답니다. 방글방글.


김영진 영화평론가는 장선우 감독에 대해 '더 이상 영화를 찍고 있지 않지만 예전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는 영화 안에서나 바깥에서나 놀고 있을 것이다. 그것이 부럽다.' 라고 말하더라.
나 역시 부럽다. 그리고. 얼마나 힘들었을까. 놀기 위하여 한없이 자유롭기 위하여 그는 그만큼 얼마나 치열해야 했고 굳건해야 했을까.  



Posted by 브로콜리너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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