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에서 한 아이가 정신없이 놀고 있다. 순간, 한 모퉁이에서 트럭이 돌진해온다.
아이는 갑자기 커다란 외침을 듣는다."빨리 피해!" 그 소리에 깜짝 놀란 아이는 자기도 모르게 옆으로 비켜선다. 세월이 함참이 지난 뒤, 그 아이는 승려가 되었다.
쉰이 넘은 어느날, 참선을 하다 삼매에 들었다. 순간, 눈앞에 한 아이가 골목에서 트럭에
치일 뻔한 장면이 나타난다. 노승은 전신으로 아이에게 메시지를 전한다. '빨리 피해!'
결국 그 옛날 자신을 구해준 목소리는 수십 년 뒤에 '자기' 였던 것.

정화 스님이 일본의 한 사찰에서 수행하실 떄 전해들은 이야기라고 한다. 미래의 내가 지금의 나, 아니 과거의 나를 구한다고?
영화 터미네이터, 보르헤스의 소설 따위에 나오는 황당한 픽션이 아니다.
요컨대
미래와 과거는 '뫼비우스의 띠'처럼 시작도 끝도 없이 맞닿아 있다.
그래서 ' 깨달으면 좋고, 미래만 좋은 게 아니라 과거까지 좋아진다.'

고미숙, 나비와 전사 중
Posted by 브로콜리너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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