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읽기라고 하는 것이―그 내용을 어떻게 쓰고 있는가-라고 하는 문제. 혹은 ‘어떻게 쓰여 지고 있는가, 나아가서는 과연 쓰여 질 수 있는 것인가 하는 것. 뭔가를 얘기하지만 그것이 얘기될 수 있는 것인가 하는 것. 그리고 모든 소설은 끝이 나지만 만일 실제적인 것, 상상적인 것, 언어적인 것이 끝날 수 없는 관계를 지니는 것이라면, 소설이 과연 끝날 수 있는 것인가 없는 것인가 하는 것,
또 하나는 우리는 소설을 읽으면서 이해를 하지만, 즉, 의미를 발견하면서, 아, 이 소설은 결국 이 얘기를 하고 있구나, 이해를 하고, (더 나쁘게 이야기하면) 인생의 교훈을 얻지만, 그러나 만일 소설 텍스트가 이 세 개의 관계(실제적인 것, 상상적인 것, 언어적인 것)로 불화를 이루는 운동을 일으키고 있는 것이라면 과연 의미라는 게 생산될 수 있는 것인가? 교훈이라고 하는 것이 생길 수 있는 것인가?’라는 것을 동시에 물어보게 된다.


‘어떻게 언어적인 것을 통해서 상상적인 것을 실제적인 것으로 바꿀 수 있을까?’ 라는 문제가, 제가 볼 때는 바로 글쓰기가 가지고 있는 근본적인 딜레마.


김진영_ 소설의 미로, 화이트 노이즈 강의 중

Posted by 브로콜리너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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