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이 아무리 아름답고, 네가 아무리 착하다고 해서 이곳이 내가 있을 곳이고 네가 내 사람이라고 느껴지진 않는다. 나는 그저 떠나고 또 다른 데에 머물고 싶을 뿐이다. 좋은 게 좋은 것이든, 싫은 것도 싫은 거다. 나는 내가 바닥을 치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 기준은 도덕도, 나 개인의 윤리도 아니다. 도덕을 무엇보다 내 윤리를 얼마나 감당할 수 있느냐, 하는 인내의 문제다. 왜냐하면 어쨌거나 나는 나를 살고, 나는 지금 여기에 살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아직 나는 그 어떤 것에도 의지하고 싶지 않다. 내가 나를 좀 더 다스릴 수 있게 된다면 내가 얼마나 이곳에-너에게 머물고 싶어 하는지를 알게 될 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아직은, 고작, 나는 겨우.
결국은 내 한계를 말하고 있다. 그리고 여지껏 살아 오면서 내가 단 한 번도 노골적으로 또 직설적으로 말해본 적도 그리 말하는 법을 처음부터 익히지 못 했다는 것이 얼마나 불행인지를 오늘 아침 믹스 커피를 타다 문득 깨달았다.




Posted by 브로콜리너뿐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