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렇게

일상 2008. 2. 17. 18:28

어느 순간 좋아하는 것에 얽매이고 있구나 싶은 때가 있다

시네필이라 할 자격도 없는 것 같은데 너무 영화에 집착하고 있다

즐기던 것이 나도 모르게 의무가 되어가는 기분 내가 조종하는 의무가 아니라 욕망에 조종당하는 나, 누가 이걸 고민하는 글을 최근에 본 것 같은데..기억은 안나는구나
내 것이 되는 게 가장 중요하므로 딱히 기원이라는 것이 중요하진 않다
지식이 제 멋대로 변형되면서 내 방식으로 체화되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서 한꺼번에 책을 여러권 읽는 것이 나쁘진 않다
제 멋대로 굴러다니는 지식들 중에 내 마음에 남아있는 것들이 있는데 그런 것들이 내 것이다

그러고 보면 내 마음에 남는 것들은 나의 감수성일진데 그 감수성은 어떻게 형성된걸까 보편적이지 않은 나만의 감동은 어떻게 일어나는 것일까 생각해보니 이 생각을 대학1학년때 하다가 포스트잇에 적어서 수첩에 붙여둔 듯하다

이렇게 이야기는 아주 멀리 멀어져 가고 영원히 성(城)에 다다르지 못할 카프카 소설의 주인공
K처럼 나는 이렇게, 목적지는 도착하라고 있는 곳이 아니라 내일도 잠에서 깨라는 자명종과 같은 것

Posted by 브로콜리너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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