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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4.06.10 제철 과일만 잘 챙겨 먹어도,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만든 다큐 <그가 없는 8월이>엔 이런 장면이 있다. 오래지 않아 죽을 것을 아는 주인공이 잘 보이지도 않는 눈으로 좋아하는 감을 더듬거리며 깎아선 성글게 집어 먹으며 이런 말을 한다. “제철 과일만 잘 챙겨 먹어도 건강하게 살 수 있대.” 잊혀지지가 않는다. 가여워서일 수도 있고, 가여우니까 애틋해지기도 하고, 무엇보다 약한 자가 부리는 소박한 의욕이 내 몸과 마음을 덥힌다. 이 열기 때문에 뭐라도 하고 싶어지게 만든다. 붙잡고 싶은 조건들을 찾는다. 제철이나 과일 같은 것, 제철 과일 같은 것. 그냥 제철 과일. 실은 안간힘을 쓰고 있단 생각이 든다. 

 

 

Posted by 브로콜리너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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