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방

일상 2010. 4. 7. 00:17

가방 낡은 게 보이네
옆자리에 있던 내 가방, 슬쩍 보았는데 눈길이 돌아서질 않았네
언제부터 이렇게 낡았는가 아니 낡아졌는가 아니 늘 낡아지고 있었겠지
터지도록 뭔가를 쑤셔 담았지
그게 나의 불안 어쩌고 했지만
난 그냥 불룩하게 넣어다니면 괜히 기분이 좋았을 뿐
어깨끈이 헤졌구나 실밥이 군데군데 떨어져나왔네 초록가방이 눈에 띄게 땟물들었어
가방 낡은 게 보이네 (이제야)


사실 어깨도 너무 아프네 못 견디게 아프네


뭘 챙겨야 할 지 몰랐구나
가방 띠룩하게 온갖잡것 챙겨넣을 줄만 알았지


그래서 뭘 챙기겠니
알지도 못 하면서 왜 일방적인 반성만 하니


Posted by 브로콜리너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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