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는 무리 동물이다. 갯과 동물이 이루는 한 무리를 두고 팩(pack)이라 말한다. 러시아 모크스바 남쪽 어딘가에 나이든 여자와 일곱 명의 개들이 한 팩을 이루며 산다. 가난한 이들은 버려진 공장 건물에 살며 일하고, 먹고, 잠잔다. 함께 땅에 묻힌 고철을 찾으러 다니고, 도심으로 그걸 팔러 나갔다 돌아온다. 여자는 “할머니가 너희를 지켜주겠다”고 말한다. 그리고 추운 밤이면 “왜 내 친구들은 다 일찍 죽었을까”라며 한탄을, 꾸벅꾸벅 조는 늙은 개 딘고에게 “내 얘기가 듣기 싫은 거냐”며 투정을 부린다. 그러다 인간이 떠난다. 도심으로 함께 나갔다가 개들만 돌아온다. 딘고는 할머니를 기다린다. 아니 기다리는 것처럼 보인다. 그리워하는 것도 같다. 하지만 개들은 이내 할머니를 잊고 다시 인간 없는 삶에 적응하며 살아갈 것이다. <꿈꾸는 개들>의 개는 좁은 의미의 반려로만 개를 가두는 한국사회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인간 품 안의 모습이 아니다. 인간이 떠난 마지막 순간에도 카메라는 개를 마주보며 인간의 마음으로만 그 표정을 읽으려 하지 않는다. 그저 옆 혹은 뒤에 서서 같은 쪽을 바라볼 뿐이다. 그러다 불현듯 깨닫는다. 카메라는 계속 이들 곁에 있다는 것을. 개들과 하나의 팩이 된 카메라의 힘이 놀랍다. (2024.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