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아닌글

일상 2012. 4. 26. 15:51

극도의 피로 상태에서 쏟아내는 글은 매력 있다. 술에 취해 비틀거리면서도 직선을 따라 걸으려는 몸짓처럼 고집스럽고 악착 같은 글짓. 이 안에는 떠오르는 생각을 어떻게든 쓰고 말겠다는 의지와 어떻게든 빨리 처리해버리고 싶은 귀찮음이 묘하게 엉켜 있다. 무엇보다 풍경 아닌-풍경과 내 마음 아닌-마음과 내 경험 아닌-경험에서 불현듯 튀어 나오는 진실들. 이것은 글이 끌어낸 진실 혹은 글을 쓰고자 하는 의지 아니 그보다 글을 쓰고자 하는 의지를 가진 자의 피로가 끌어내는 진실.

 

Posted by 브로콜리너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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