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랬다

일상 2012. 10. 4. 12:59

새벽에 문득 깨어 시계를 보고 다시 잠에 들었다
깜빡 자는 사이, 환한 주위 온 천지 설원이었다
머리 뒤 하늘에서 아주 커다란 낙엽 하나가 내 앞으로 날아 왔고
좋다고 그 낙엽만 쳐다보고 손을 뻗으며 쫓아 갔다
뒤에서 니가 웃었다 머릿속이 시원했다
이거봐, 하면서 니가 달리며 내 옆을 지나갔다
달려가는 너의 뒷모습을 보았고 바라보는 내 뒷모습이 보였다

너는 순간 멈추며 쭈욱 미끄러지더니 계속해서 앞으로 나아갔다
점점 멀어졌다 나도 달리기 시작했다
너처럼 하고 싶어, 마음으로 하는 말이 온 사방에 울렸다
지평선 끝에서 이미 사라지는 너가 보였다
나도 힘껏 달리다 팔을 탁 하고 펼쳤고 기우뚱 거리다 균형을 잡았다
이 미끄러짐이 멈추지 않길 이곳은 꿈속이니까 시원하게 달리는 이 순간이 끝나지 않길
그렇게 가도 가도 너가 사라진 끝은 나타나지 않았다
니가 땅으로 꺼졌나봐, 하는 말이 온 사방에 울렸고 니가 웃었다
바삭한 낙엽을 손에 꼭 쥐고 싶었다

Posted by 브로콜리너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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