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ns

인용 2008. 2. 25. 01:10


진리의 행보는 우리가 쳐놓은 학문의 울타리 따윈 거들떠보지 않죠.
학문의 경계란 자연에 실재하는 게 아니라 우리 인간이 진리의 궤적을 추적하기 위해 인위적으로 그어놓은 거니까요. 진리는 학문의 국경을 비웃기라도 하듯 마음대로 넘나드는데 우리 대부분은 스스로 만들어놓은 학문의 골방에 쭈그리고 앉아 창 틈으로 새어들어 오는 가는 빛줄기만 붙들고 평생 씨름하고 있지 않습니까?
이제 단순히 학제 '간(inter)'연구로는 안 됩니다. 여러 학제를 단순히 통합하는 '멀티(multi)'학문으로도 부족합니다. 이제 '인터','멀티'라는 단순한 조합을 넘어서 '트랜스(trans)'를 해야 할 때가 왔다고 생각합니다. 인문학과 자연과학뿐 아니라 모든 학문분과가 활발하게 소통하고 서로 굳게 닫은 빗장을 열어젖힐 수 있는 새로운 학문의 공간이 탄생해야 합니다.

최재천
Posted by 브로콜리너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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