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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1.05 아마, 그럴거야.

아마, 그럴거야.

일상 2010. 1. 5. 21:33

 

밤 열두 시가 다 돼 가는 시간, 친구와 나는 롯데리아에 앉아서 졸업생 인터뷰를 한답시고 수다를 떨고 있었다. 우리의 지난 대학생활을 회고하고 앞으로 어떤 삶을 살 것이냐 등등 그런 질문과 답변을 나누며, 졸업을 앞두고 또 어느 정도 많이 변한 모습도 느끼며.  

누가 들어오는지 차가운 바람이 훅 들어왔다. 돌아보자 상투머리를 한 조그만 여자애가 빠르르 들어오고 뒤따라 추울까 꽁꽁 싸맨 갓난아이를 안은 젊은 여자가 보였다. 여자애가 어찌나 귀엽던지 친구와 나는 지나가는 애기를 붙잡고 몇 살, 몇 살?. 애기는 손가락 다섯 개를 쫙 펴더니 손가락 하나, 두 개를 접는다. 손가락 세 개를 흔들면서 웃는다. 낯가림도 없지, 아 예뻐라.

따라 들어오는 엄마를 보니 기껏해야 이십 대 초반 정도로 보이는 여자다. 애기와 꼭 닮은 얼굴. 엄마는 애기 손을 끄느라 몸을 낮추어 계산대로 걸어 간다. 다른 손에 안은 갓난아이가 불안하다. 이것저것 주문하고 돌아서 나가는 엄마와 두 애기를 넋 놓고 바라봤다. 저 뒷동네 아파트에 살고 있을까, 이 늦은 시간에 누가 햄버거를 먹고 싶었던 걸까, 이 추운 날 애기 둘을 꽁꽁 싸매 번화가까지 걸어 나오느라 힘들었겠다, 이런저런 생각. 그러다 문득.

  “근데... 저 사람이, 우리보다 훨씬 더 많은 걸 알겠지?”  

하는 생각이 들더라..

Posted by 브로콜리너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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