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상수'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0.05.07 사실은 별거 아닌 인간적인 가치 평가
  2. 2010.01.03 잘 알지도 못 하면서/홍상수 감독 2


어렸을 때 저는 죽음을 두고 내가 얼마나 가까웠나, 내가 죽게 될 때 뭘 얘기할 건가, 내가 죽으면 웃을 수 있나, 어떤 죽음을 원하나, 그런 생각을 많이 한 것 같아요. 제가 남의 장례식장에 가서 잘 울어요. 물론 상주나 상을 당한 사람에 대한 연민이 생겨서 우는 거겠지만, 왜 갑자기 울어대는지 모를 정도로 울 때가 있어요. 하지만 이런 생각도 들어요. 죽음이라는 게 꼭 참고 힘겹게 쇼하고 노력하고 지탱하며 살다가 모든 게 끝나는 순간이잖아요. 모든 가식과 인위적인 노력과 사실은 별거 아닌 인간적인 가치 평가에서 자유로워지는 거잖아요. 이상하게 그걸 생각하면 슬프면서도 통쾌함이 있는 것 같아요. 그런 걸 볼 때는 꼭 아기처럼 돼버리더라고요.

씨네21, 홍상수-정성실 대담 중에서
Posted by 브로콜리너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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男曰
당신이 정말 내 짝이었으면 좋겠어

女曰
그 짝이란 게 뭐예요?

-평생 이 기집 저 기집 신경 쓰느라 피곤해하지 않고
 한 사람이랑 결정하고 조금씩 조금씩 사랑의 금자탑을 쌓아가는 거
 자기 경멸하는 걸 포기하고 사람이었다가 동물이었다가 왔다갔다 하지 않고
 그냥  사람으로 쭉 살아가는 길이 짝이랑 사는 길이에요

-근데, 그냥 오늘만 할래요. 난 꼭 오늘 하루만 사랑할거야. 뭐 어때요, 내 인생인데.
 그리고 난 결혼했잖아 그냥 오늘 이렇게 같이 있을 수 있는 거에 감사해요 우리.

-전 정말 당신이 제 유일한 짝인 것 같아요. 사람의 대부분의 불행은 제 짝을 찾지 못 해서 오는 거거든요.
 돈도 아니고 열등감도 아니고 성공을 못 해서도 아니에요.

-고마워요 무지 고마워요

-아, 이렇게 만나면 알게 될 걸 왜 당신을 안 찾았는지 모르겠어요

-사람들은 미룰수 있는 건 끝까지 미루고 살잖아요, 죽을 때까지.

-정말 살아있는 구체적인 사람을 만나야 그 사람을 통해서 구원을 받는건데,
 저한텐 당신밖에 없는 것 같아요.

-무지 고마워요.

-거짓말이라도 말해줘요, 지금이라도. 당신 내 짝이죠? 이렇게 말해줘요.

-안 돼요. 거짓말하긴 싫어요.
 지금에 감사해요. 너무 좋잖아요. 이렇게 보고 같이 안을 수 있는.

-욕심이 난다니까요.

-욕심내지 마요.




재밌어라.



Posted by 브로콜리너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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