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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물아홉,여름

일상 2012. 6. 5. 12:01

매일 매일 내가 좋아하는 공부를 하고 좋아하는 일, 가령 글쓰기나 영상만들기,를 하고 천천히 걷고 오래 느끼며 하루 하루 살고 싶다. 알맞게 벌고 적게 소비하고 나름 저축하여 세계 구비구비 여행도 다니고 싶다. 이 모든 것을 누구에게도 의탁하지 않고 내 힘으로 해나갈 것이다.
그럼에도, 나 하고 싶은 대로 하고-하고 싶은 만큼 살아야지 하는 의지의 끝에 꼭, 평생 정직하게 사회 돌아가는 데에 도움이 되는 노동(나 역시 누리는)을 하며 매일 매일 살아가는 사람들이 떠오르면서 묘한 죄책감을 불러 일으킨다. (이 때 꼭 생각나는 이미지는 일본 여행 갔을 때, 도착하고부터 며칠 내내 들던 질문 '대체 이 세계는 어떻게 돌아가는 것인가' 이건, 세상이 이렇게 매일매일 잘 굴러가고 있다는 게 놀랍도록 신기해졌기 때문에, 낯설어졌기 때문이었다. 특히나 일본이란 사회가 주는, 손발 맞춰 성실하게 잘 굴리고 있다는 느낌, 심지어 아우라)
내가 너무 자족하려만 하지 않는가, 견디지 못 하는 것을 왜 견디지 못 하는가 하는 생각이 드는 요즘이다. 가령, 대안적인 삶을 꿈꾸는 사람들이라면 흔히 가질 법한 종류의 죄책감인 걸까. 그렇다고 내가 그런 것에 딱히 의식이 있는 것도 의식하며 사는 것도 아닌데. 그러고보면 난, 제대로 꿈을 꾸고 전략을 세우며 살지 않는 것이 문제인지도 모르겠다. 불안함이 또 죄책감을 만든다.
어쨌거나 내가 원하는 것은 분명하다. 그래서 더 절실하게 내가 부비고 위로 받을 사람들과 바운더리를 찾아야 겠다는 생각을 한다. 그리고, 내 방식대로 사회에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고 싶다.

 

Posted by 브로콜리너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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