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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4.26 단지 안 깎았을 뿐입니다

  지금 제 수염이 길어요. 사람들이 묻습니다. 수염을 왜 기르느냐고요. 저는 그 질문을 받았을 때 곰곰이 생각해봤습니다. 그 다음부터는 곧장 대답을 해요. "기른 적 없습니다. 단지 안 깎았을 뿐입니다." 라고요. 사실 그렇거든요. 몸 불편한 어머님을 모시고 살명서 한 4개월 목욕탕을 못 갔어요. 그랬더니 그냥 긴 겁니다.

  먼 훗날, 어떤 사람이 저에게 "당신 애들을 어떻게 키웠길래 저렇게 잘 자랐냐?"고 한다면 제가 그때 할 수 있는 대답이 이랬으면 좋겠습니다. "가르친 적 없습니다. 아이의 성장과 배움을 제가 방해하지 않았을 뿐입니다." 라고요. 그렇게 말할 수 있는 저이기를 바랍니다. 아이가 자라는데 제일 큰 장애물이 부모라고 하더군요. 장애물이 아니기를 항상 노력할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_ <민들레 통권 52호>에서_  전희식, 대안학교 학부모로 산다는 것

요즘 잡지 민들레 읽는 재미가 .쏠.하다.


Posted by 브로콜리너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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