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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밖-에없어-요

일상 2008. 3. 4. 23:40


충무로 6번 출구를 나서던 날, 그때까지도 화난 눈발의 등쌀에 날씨가 한창 의기소침해 있었다
그려간 약도가 맞지 않아 나는 한참 길을 헤매었고 겨우 찾은 견고하고 당당해 보이는(그래서 안심이 되는) 건물 안에서 성의없는 글씨로 서류를 작성했다. 내게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
투덜투덜 끝내고 나니 별 거 아닌 일이야. 근처 편의점에 들어 가선 (뻔치없게도) 비비빅하나를 먹으며 95년도 문학잡지에 귄터 그라스가 독일통일을 반대했다는 내용의 글을 끙끙 읽으며 잠시 시간을 때웠다. 이럴 땐 술술 읽히는 감정 이입되는 글은 오히려 거짓말 같다.  

편의점 알바생과 기어코 눈을 마주치곤 씨익 웃으며 인사한다. 나에게서 멀어지려 알바생 삶의 앞 뒤를 추적하며 상상한다.


바람도 잦아 들고, 알딸하게 쌀쌀하면서도 포근하구나. 아 꼭 안아주고 싶은 날씨다.
햇살이 아스팔트 한톨한톨까지 굽어 살피시는 날씨에 감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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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 동양 간판, 날씨에 참 잘 어울리는 색감을 가졌더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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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둘러싼 외적환경은 날씨가 주는 것만으로 충분하다. 

Posted by 브로콜리너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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