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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11.19 시의 힘은 무력감에서 나온다 (4)
존 버거, '길 안내' 중에서


열두 살때부터 시를 썼다. 무엇이든 다른 것을 할 수가 없을 때면.
시는 무력감에서 탄생한다. 그러므로 시의 힘은 무력감에서 나온다.
모터사이클을 타는 일과 정반대의 위치에 놓이는 것이 시를 쓰는 일이다.
모터사이클을 모는 동안 우리는 우리가 접하는 주변의 모든 사실과 빠른 속도로 타협한다.
몸과 기계는 나아갈 길을 찾는 눈을 따른다.
냉정함을 잃지 않은 채. 자유롭다는 우리의 느낌은 결정을 하고 결과를 기다리는 시간이
지극히 짧다는 사실에서 온다.
그리고 어떤 저항이나 지연이 있게 되면 우리는 이를 비스듬히 비껴 가는
반동의 계기로 이용한다.
모터사이클을 몰 때, 삶을 계속 이어가고자 한다면 거기에 있는 것 이외에
어느 것도 생각하지 않는다.
시는 사실 앞에서 무력하다. 무력하지만 인내력을 잃은 채 무력한 것은 아니다.
모든 것이 시에 저항하기 때문이다.
시는 결과에 어울리는 이름을 찾지, 결정에 어울리는 이름을 찾지 않는다.
Posted by 브로콜리너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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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11.19 06:2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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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2008.12.07 17:3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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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avicon of https://highfinish.tistory.com 브로콜리너뿐야 2008.12.09 01:0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무력감이 희망은 아니지요.
      그래서 제게 기도는 시와 다른 것 같아요.

      기도하지 않은지 참 오래된 것 같습니다
      어쩌면 제게 기도란 것은
      끝간에 서 있는 순간,나를 달래는 위안을 넘어
      스스로에 대한 예의 같은 것이랄까.
      그래서 제게 기도는 일종의 타협과 같아요.

  3. 2008.12.14 14:1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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