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여행 2013. 11. 18. 01:54

사진 한 장을 찍는데도 시간이 많이 걸린다. 찍고 싶은 장면이 보이면 마음에 담아 두었다가 다음 날 그다음을 기다린다. 드러내놓고 사진기를 꺼내기까지 자꾸 망설이게 된다. 망설이다보니 이게 맞는 거라는 생각이 든다. 다람샬라에서 이곳으로 오는 버스 안에서 티벳어 인사인 따시델레를 계속 연습했다. 델리에서 여행자들로부터 들은, 여행자들의 천국, 이라는 말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됐다. 그 말의 이기성에 대해서. 간단한 현지 언어 하나 익힐 생각을 않고 일단 영어로 들이대던 내 모습이 부끄러워졌다. 여행자의 윤리란 것이 있다면 그 내용을 찬찬히 채워나가보는 것이 이번 여행의 중요한 목표 중 하나가 되어야 할 것이다. 하지만 이런 태도가 습관이 되기도 전에 뻔뻔해질지도 모르겠다.

Posted by 브로콜리너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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