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닥, 타닥,

일상 2014. 2. 24. 02:58

저녁밥을 먹고 볼만한 티비 프로그램도 다 보고 나면 엄마와 나는 이부자리에 누워 보내는 시간이 많았다. 이야기하길 좋아하는 엄마는 옛날 살던 얘기도 해주고 누구 욕도 하고 대개는 사람들 걱정을 하였다. 한동안의 수다가 끝나고 나면 어느새 긴 침묵, 고요해진 방 안, 그리고 소리 하나가 들린다. 벽을 보고 누운 엄마는 꼭 손가락으로 벽을 퉁겼다. 손등을 벽 쪽으로 향한 상태에서 약지 그리고 중지 순으로 반복해서 두들기는 소리. 타닥, 타닥, 타닥. 등을 보이고 누운 엄마 뒤에 나도 같은 모양으로 누워선 간헐적인 그 소리를 듣다 잠들기도 하고 엄마 등을 긁어주기도 했다. 멍하니 옆으로 누워 있다 보면 그 모습이 보이고 소리가 들린다. 엄만 무슨 생각을 했을까.

 

 

Posted by 브로콜리너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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