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팔다리가 쉽게 움직이는 것은 그 움직임이 공간과 물질세계에 투명하게 맞아들어가는 상태에 있기 때문이다. 사회적으로 윤리적 태도는 사회적 행위의 효율을 높이고 사회관계를 보장하는 궁극의 필수조건이다. 법이 필요해지는 것은 이것이 반드시 쉽게 확보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적어도 사람들이 마음속에 지니고 있는 희망은 윤리적 투명성을 잃지 않는 사회 질서 속에 사는 일일 것이다. 이것은 다시 사람이 존재의 투명성에 접하기를 원하는 것에 이어져 있다고 할 수 있다. 윤리에 관련하여 칸트는 하늘에는 별들이 있고 마음에는 도덕률이 있다고 했거니와, 여기에서 도덕률과 별들의 병치는 도덕규범의 엄존(儼存)을 비유로 말하려 한 것이기도 하지만, 둘을 이어주고 있는 존재론적 바탕 ㅡ 그 투명한 바탕에 대하여 인간이 가지고 있는 자연스러운 느낌을 말한 것이라 할 수도 있다. -김우창, 『성찰: 시대의 흐름에 서서』 중에서 



Posted by 브로콜리너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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