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막(둔황)

여행 2016. 6. 25. 18:19

이곳은 단순한 선들로 이루어진 풍경. 사막을 오르는 사람들이 개미처럼 보인다. 대부분은 줄을 지어 오르고 따라가던 대열에서 벗어나 걷는 사람도 있다. 아무 발자국이 찍히지 않은 곳으로. 누군가는 점처럼 외따로 가만히 서있기도 하다. 모두의 발걸음은 무거워 보인다.
내가 오를 이 사막 위로 커다란 그림자가 덮히는 것을 보았으나 무릎을 굽혀 일어나 바지를 터는 사이, 그늘은 사라져 버렸다. 땡볕 속을 걷는다.
이곳은 완벽한 사막이 아니다. 고개를 돌리면 내가 돌아갈 곳이  보인다. 손에는 물과 손수건이 있다. 끝을 모르는 사막 한가운데에서 걷고 또 걷는 것은 어떤 느낌일까. 죽음과도 같은 더위를 피하기 위해 해가 지기를 간절히 바라면서도, 그림자까지 지워버리는 완전한 어둠이 두려웠을 먼 옛날의 누군가들.

Posted by 브로콜리너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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