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시미미

일상 2020. 5. 31. 22:36

장난감 낚싯대를 눈 앞에서 흔들면 미미는 그걸 따라 이리 펄쩍 저리 펄쩍 뛰며 쫓아다닌다. 반면 시시는 동요하지 않는 편이다. 일단 거리를 두고 물러서서는 목표물이 움직이는 걸 오래 지켜본 뒤 사냥 자세를 제대로 취해 달려든다. 실패하면? 시도한 적 없다는 듯 모른 척하며 돌아선다. 밥도 미미는 한 자리에 앉아 묵직하게 끝까지 먹는다면 시시는 꼭 두 번, 세 번에 걸쳐 나눠 먹는다. 먹으면서도 시시는 미미가 먹는 걸 계속 곁눈질한다. 용변을 볼 때 실수로라도 눈이 마주치면 시시는 바로 불평을 터뜨리며 화장실 밖으로 나오는 편이고, 미미는 쳐다보거나 말거나다. 자신의 일에 있어서만큼은 깐깐해 보이지만 한 번씩 똥꼬에 똥을 달고 나오는 건 시시다. 미미가 예민하게 구는 건 양치할 때, 발톱 깎을 때이고 시시는 그런 일들엔 요란하게 굴지 않는다. 미미는 가끔 사람처럼 몸을 한껏 늘여자는데 시시는 어릴 때 이후로 배를 드러내놓고 잔 적은 없다. 참 다른 둘. 엄마를 닮았을까 아빠를 닮았을까. 길에 살면서 영향을 받기도 했겠지. 점점 서로를 닮아가기도 하겠지. 나를 닮은 것도 있을까.

Posted by 브로콜리너뿐야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