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고양이의 숨이 멈추는 순간을 지켜보았다. 마지막 숨을 쉬기 직전 예감할 수 있었다. 어디선가 툭 하고 무언가 끊어지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고, 한껏 부풀어 올랐던 꼬리가 이내 다리 사이로 내려와 몸을 감쌌다.
숨이 멈추면 그 존재가 그 존재이게끔 해준 무엇들은 어떻게 될까. 어디론가 떠날까. 몸에 그대로 남아 있을까. 숨과 함께 사라질까.
검은 고양이었다. 풍채 좋고 마음씨도 넉넉했다. 그는 한 스님과 함께 살았다. 얼마나 오래 길에서 살았는지는 모르지만 스님과는 2년간 함께 지냈다. 스님은 예전에 무슨 이야기를 하다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좋은 곳으로 밝은 빛을 따라 가라고 기도했어”. 그 말이 좋아서 혀끝에 맴돌도록 외웠다가 집에 와서 적어두었다.
좋은 곳으로. 밝은 빛을 따라.
스님이 “관세음보살” 읊조리며 엉덩이를 팡팡 치면 마치 목탁처럼 리듬감 있게 탁탁 받아쳤다던 그 꼬리의 움직임도, 완전히 멈추었다.
생에 마지막 날들의 통증은 다 잊고 안 아픈 몸으로 밝은 빛을 따라 잘 가렴. 마지막 순간에 들었던 목소리만은 잊지 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