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일상 2008. 4. 6. 1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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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에서 머물던 숙소에서 찍은 사진이다. 나는 이 사진을 참 좋아 한다. 붉은 색감, 사물들의 주름이 잘 드러나게 하는 그림자들, 얼룩들. 저날 난 하루 8시간을 넘게 걸었다 저 슬리퍼를 신고선.
서로에게 분신같다 저 슬리퍼들. 함께하고 싶지만 내가 사진을 찍어버리는 순간 저 둘은 영원히 저만큼의 거리에서 멈춰 버렸다. 분신에 관심이 많은 철학자 클레망 로세는 장갑 두짝은 서로 분신이라 했단다. 서로가 서로의 분신이지만 영원히 하나가 될 수 없는 운명이라 했다.
이 사진이 품고 있는 그런 서글픈 분위기가 참 좋다.

Posted by 브로콜리너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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