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어른이 무대 앞을 가로 질러 걸어 가며 학생에게 '하지마' 라고 했다. 학생은 '할거예요'라고 말했다. 정치적 주체로 인정해달라는 청소년들의 집회가 어떻게 보였길래 달려들며 막아서는 것도 아니라, 말하고 있는 사람 앞을 지나가며 꾸중하듯 한 마디 던지며 스윽 지나갈 수가 있을까.
어른들이 청소년에게 '공부하는 게 니 앞길을 위한거다 공부하는게 이 나라 살리는 거다' 라고 하는 말들 거북하다. 적어도 '행복하지 않다' 라고 고백하고 거리에 나온 아이들에게 그렇게 말하는 건 잘못됐다. 마주보고 이야기를 들어줄 알량한 친절함조차 없다면 입을 막진 말아야지.
정치적 주체로 인정해 달라는 아이들의 목소리엔 단지 '돈을 버는 것이 사회에 봉사하는 거야' 라고 말하는 어른들 이상으로 세상에 대한 책임감과 의무감이 있었다. 또 아무렴 휩쓸려 거리로 나왔다면 어떠랴. 자신이 서 있는 지점에 대한 '고민'을 시작할 수 있게 된다면 정말 값진 거지. 그 방향이 어떻게서든지간에 중요한 건 자신의 의지니까. (사실 고민한다고 해서 크게 달라지는 것도 없다, 나도, 세상도. 그래도 마음편한 순응보다 고통스러운 저항이 좋다 난. 그건 자신있게 말할 수 있으니까. 세상사는 법을 깨친 사람보다 지지리도 세상 사는 법을 몰라 헤매이는 게 난 좋다.)
너희 행복을 위해서야 라고 하지 말고 어른들부터 그 행복의 구성자체에 대해서 고민을 했으면 좋겠다. 그 사유가 끝난 후, 적어도 스스로 행복하지 않으면서도 그게 현실이라고 옆 사람에게 강요는 하지 말아야 할거다. 그런 강요가 진짜 나쁜 선동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