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만강 첫 다리를 스치며
밥 짓는 연기 속에
된장 냄새 묻어오는
두만강 첫 다리
나지막한 강둑에 멍석 깔고 앉아
물소리에 귀 기울이는 그대와
두만강 발원지 찾아
적봉 기슭으로 석을수로
물 거슬러 거슬러 오르다
신무수 마른내 그 어디쯤에서
그대와 합수하여
한 줄기로 흐를 수 있다면
아무 풀뿌리에 스며들어
벼랑에 보랏빛 꽃봉아리 하나
슬며시 밀어 올릴 수 있다면
꽃잎 흩날린 뒤에도
나는 그대에게서 오고
그대는 내게서 오리.
잘 있거라. 오래오래
가슴을 흔드는 그대여.
(끝)
"벼랑에 보랏빛 꽃봉아리 하나 슬며시 밀어 올릴 수 있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