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사라져가는 것들엔 관심이 많지만 정작 내게서 떠나는 것들에겐 무감하다.
무감하다기보단 적어도 겪는 순간엔, 사실. 잘 모르겠다. 내 곁에서 사람들이 떠나가는 게 그리 슬픈 일인지. 나를 아껴주는 사람이 더 이상 날 생각하지 않을 땐 어떤 기분이 들어야 하는 건지.
하지만 난 그런 것들과의 재-마주침에서 무너지고 만다. 내게서 떠난 것들은 멍멍한 나를 뒤로 하고 괘씸해하며 시간을 앞질러 가 있다. 그리곤 땅만 보며 열심히 걸어가고 있는 나를 기어코 불러 세운다. 나는 이제 여기 없을 거라고, 흘러내릴 듯한 눈으로 나를 바라보며 울음을 강요한다. 강요되는 울음만큼 나는 슬펐다.
아마 이번에도 그럴 것이다. 그래도 나. 멀어지는 것에 슬퍼 할, 사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