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죽어가고 있었다,'
이라는 소설의 문장, 평범한 문장, 익숙하게 슬퍼지려 하던 참에,  
아, 죽어 가는가, 그런가. 별로 슬퍼지지 않았다. 갑자기 너무 평범하게 다가와서. 새삼 너무 평범하게 느껴져서.
살아간다는 거, 곧 죽어가는 거 아니던가. 이가 닳고 뼈가 삭고 물기가 말라가고 작아지고 검어지면서 죽어가는 것. 나는 어떻게든 차츰차츰 죽어가고 있다. 나는 살아가면서, 나는 죽어가고 있다. 
죽음을 생각한다 하지만 정말 죽음을 옆에 끼고 살기란 어렵다.
죽음이란 단어를 패션삼아 진지하고 무거운 척만 할 뿐이지, 소박하고 담담하게 그걸 주물거려보거나 안아보거나 하기란 정말 쉽지 않은 일이다. 해보다 말고, 해보다 만다. 딱히 어려운 일도 아닌 것 같은데 아마 그건 게을러서가 더 큰 이유이지 않을까 문득, 그러니까 나는 아직 그럴 필요성을 느끼지 못 하기 때문이 아닐까도 싶었는데,
그런데 느닷없이, 죽음을 목격한 것도 아닌데 이렇게 돌연,
내가 죽어가고 있다는 게 선명하게 인식되고, 느껴지는, 새벽이다.  
 
그렇다고해서 뭐, 별로 달라질 것도 없다.
달라지길 바라서도 안 되는 거다.


2.
이러고도 엄마가 죽는다고 생각하면, 생각만해도 목놓아 울고 싶어지는 요즘이다.
나이가 먹을수록 말이다. 생각만해도 이토록 실감이 나서 이리도 슬프구나.


3. 릴리슈슈의 음악을 듣는다.

Posted by 브로콜리너뿐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