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의 '행복 이데올로기'는 간단한 문제가 아닙니다.
그 이데올로기 앞에서 우울,고통,분노,슬픔 같은 것의 인간학적 중요성을 말한다는 건 소용없는 일 같아 보이죠. " 나는 행복해야 한다"는 명령이 사람들을 너무도 강하게 지배하고 있어서
다른 이야기를 하기가 민망할 정도예요. 누구나 행복하게 살고 싶어하죠. 행복의 욕구 그 자체에 문제가 있는 건 아닐 겁니다.
문제는 행복이란 게 저만치 어디에 있다, 그걸 내가 잡기만 하면 된다고 조바심치는 데 있죠. 이런 생각 때문에 우리는 그때그때 우리가 하는 일에서, 매 순간의 우리의 판단과 선택과 행동에서 행복을 얻기보다는 행복을 붙잡기 위해 일한다고 생각합니다.
행복 그 자체가 목적이 되면 아주 위험한 사태가 벌어집니다. 행복해지기 위해서라면 아무리 나쁜 짓이라도 오케이, 고약한 자들과 손잡고 악과 동맹을 맺는 것도 오케이라는 게 되거든요. 이게 행복 이데올로기의 위험성입니다.

대담 중 도정일의 말

Posted by 브로콜리너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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