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은 언제 아름다움에 도달하는가
인식론적 혹은 윤리학적으로 겸허할 때다
타자를 안다고 말하지 않고,
타자의 고통을 느낄 수 있다고
자신하지 않고,
타자와의 만남을 섣불리 도모하지 않는 시가,
그렇지 않은 시보다 아름다움에 도달할 가능성이 더 높다.
서정시는 가장 왜소할 때 가장 거대하고,
가장 무력할 때, 가장 위대하다.
_신형철<몰락의 에티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