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래

일상 2011. 5. 10. 19:00


익숙한 것과 결별할 수 있는 '용기'는 들뢰즈의 표현을 빌리면, 한계라기보다 '임계점'(threshold)에서 비로소 발현한다. 능동성이 갑자기 수동성으로 전화하는 지점에서 예측할 수 없었던 '임계상황'이 발생하는 것이다. 이처럼 새로운 사유는 더 이상 과거의 정상성을 지탱할 수 없는 그 순간에 도래한다. 그렇게 우리 모두는 '집'을 떠나야 한다.    _이택광




의지도 없이 발이 제멋대로 한 발 놀렸을 뿐인데 그 뒷걸음질에 나는 한 없이 추락했다. 그 높이를 알 수 없는 어느 건물이었다. 나는 이게 꿈이란 걸 알았고, 이 추락을 몸으로 느끼고 있다는 것에 몹시 기뻤다. 이것도 체험이라 할 수 있을까. 조금 더, 육체가 부서지는 순간의 고통도 느꼈으면 했다. 하지만 너무도 편안하고 푹신한 대지 위로, 그래 대지는 아주 푹신하고 포근했다, 그 위로 떨어 졌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이것도 체험이라 할 수 있을까. 눈을 떴을 때, 이 모든 게 다행이란 걸 나는 알아야만 했다. 



Posted by 브로콜리너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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