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하면,

일상 2011. 10. 22. 00:45

 
성숙해 진다는 건,
감정을 다스릴 수 있다는 건가
아니면 

그 감정을 온전히 다 받아들일 수, 이때의 감정은 구질구질할 수밖에 없는, 이 감정을 받아 들여 느끼며 붙들리고 또 끌어안고 간다는 건가
(내가 생각할 수 있는 건 고작 이것 뿐이어서)


원하면 선택할 수 있는 건가
통제 안 되는 감정이 언제까지고 기분을 좌지우지 할 수 있을까, 시간이 나를 지겹게 할 텐데.  

아니면, 다스린다고 매순간 평정심이 가능한가. 
원한다면,  


이 평정심은,
능동적인 끝장,
혹은
수동적인 무심함,
으로밖에 가능하지 않은 건가

원하는 것도 없고
내 행동을 통제할 자신도 없다,

나, 원해 본다면, 
기분의 바닥을 치고서라도
이 구질구질한 감정의, 상황을 종료시킬 수 있다는
희망이 있다면
행복함, 같은 순간은 갖지 않아도 좋다고. 
순수한 행복감 같은 건 기대하지도 않지만
그렇다면 행복 따윈 믿지 않는 편이 낫지, 
불순한 이 행복감이 나는 영 만족스럽지 못 하다.  


하지만 아무래도 나는
관계, 그래 관계, 이것은 관계고 만남이다. 
이 관계를 끝장낼 능동이, 시간을 견뎌낼 수동도.
내가 해낼 수 있는 힘이 아니다 

행복함, 같은 순간을
기억하지 않을 도리도 없다.  

 
Posted by 브로콜리너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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