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 지하수는 뜨겁다. 
그러나 온천은 아니다. 백구나 야에코는 어떨지 모르지만 나는 항상 그 물을 감지하고, 사과나무와 같이 끊임없이 빨아들이며 살고 있다. 내 몸에서 여과되고 농축된 물은 야에코 몸으로 옮겨가 그녀의 나날을 지탱하는 힘이 되었을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고 싶다.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야에코는 기차 안에서 잠들어 있겠지.
아니면 아기만 자고, 그녀는 창에 비친 자기 얼굴과 창 저편의 어둠과, 어둠 속에 드문드문 반짝이는 인가의 불빛을 바라보고 있을지도 모른다. 혹은 종이봉투에서 사과를 꺼내 먹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녀의 가슴속에 내 생각 따위는 한 조각도 남아 있지 않을 것이다. 그것으로 됐다.

하지만 나는 다르다.
내 가슴속에는 약 천 일 동안 야에코와 보낸 추억이 남아 있다. 그리고 백 그루가 넘는 사과나무가 있다.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내일부터도 나는 그 둘에 매달려 살아갈 것이다. 그렇게 할 수밖에 없다.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매일매일 확실하게 죽어가는 것이다. 야에코의 인생은 드디어 시작되었는지 모르지만, 내 인생은 끝났다.  

                                                                                                                          마루야마 겐지, 달에 울다 中



 
 
Posted by 브로콜리너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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