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위해,

일상 2012. 3. 4. 20:34

감당할 수 없는 눈물이었다. 주먹으로 두 눈을 꾹꾹 눌렀다. 처음으로 온전히 타인을 위해 울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결국, 내 삶은 그런 것이었다. 이기적이고 평이한 삶이었다. 나의 고통도 참으로 견딜 만한 것이었다. 내가 흘렸던 눈물은 불안의 눈물이었을 뿐 절망의 눈물은 아니었다. 내가 거짓을 말하지 않고 도덕과 인내의 시험에서 항상 승리했던, 그것은 내가 도덕적이거나 인내심 있는 사람이었기 때문이 아니다. 다만 운 좋게도 거짓을 말하기 전, 도덕과 인내가 한계에 다다르기 전, 구원받고 또 구원받는 삶이었기 때문이었다. 나는 그런 세상에서 태어나 그런 보호를 받으며 살아온 것뿐이었다.

<하쿠나 마타타_오소희>



 영화를 보든 책을 읽든 나를 찌르지 않는 것이 없다. 모든 것들이 나를 시험하려 달려드는 것 같다. 사람의 말에 바짝 곤두서는 것도, 내가 이런 적이 있었던가. 부디 나를 아프게 할 작정으로 달려드는 것이 아니라면 구원받지 않아도 좋으니, 내가 절망할 때까지 지켜봐주었으면 좋겠다, 네가 나를, 지키기 위하여, 너도 같이 절망하였으면 좋겠다.

Posted by 브로콜리너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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