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의 노동자.

일상 2012. 4. 18. 22:20

잠을 자면 머리에 큰 산소방울이 둥글둥글 생기면서 여백을 만들어 내고 그 여백이 재밌는 생각들을 하게 하지. 잠이 부족해. 이십일 째 하루 두서너 시간씩 자다보니 뇌가 바짝바짝 말라 간다. 공기 희박한 내 머릿속을 떠다니는 인공위성은 여기저기를 텅텅 치며 내 골을 상하게 한다. 시간이 짧아지면 잠은 깊어질 줄 알았는데 되려 잠은 낯설어지고, 이젠 눈을 감아도 잠에 진입하지 못 하고 밤새 떴다 추락하다 떴다 또 금세 추락하는 로켓처럼, 아름답고 덧없다. 추락하는 모든 것은 아름답고 솟아오르는 노력은 덧없다. 솟아오르는 노력은 아름답고 추락하는 모든 것은 죽음보다 덧없고 삶만큼 치열하다. 모든 의미 없는 치열함에 죽음을, 죽음을 위한 노력을, 노래를. 골에 처박히는 인공위성이 불러주는 노래를.


Posted by 브로콜리너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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