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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만화보고 한참 웃었는데 웃음의 끝이 가루약 물과 함께 덜 넘어간 듯 많이 씁쓸하다


학교 방송국 기자 생활을 하던 때였다
학기 초 였고, 늘상 그랬듯 나는 취채구성에서 '등록금' 문제를 다뤘다
국장 결재까지 맡고 주간실에 있는 간사에게 결재를 맡으러 갔다
그리고

그 이후로 4주 동안 방송을 내보내지 못했다
멘트 하나를 수정에 수정을 했다 일주일에 취재구성 하나 나가는 건데 네 번에 걸쳐 빠꾸를 먹은 거다 BACK BACK BACK BACK
동기랑 찔찔 울고 정규국원회의때마다 펑크 펑크 펑크 펑크 우리 마음 아는지 실장단에서
공식적으로 오지게 욕 먹고 회의 끝나고 또 찔찔 울고
그리고 컴퓨터 앞에 앉아 오기로 끝까지 수정했다 (웬만하면 그냥 안내보내고 포기할텐데 그걸 한달 여간 붙잡고 있었으니 원)


세세한 건 다 기억이 안나는데 재밌는 에피소드가 있다
2주짼가 수정한 멘트를 들고 주간실로 갔다 후덜덜 두고봐 다 반박하겠어
간사가 빨간 펜을 들고 또 다시 꼼꼼히 멘트를 읽어 내려가더니,
'학교의 주인인 학생으로서' 에 멈춘다.

'학교의 주인이 학생이야?'
상상도 못했던 코멘트.
'네?'
빨간 펜으로 그 문구를 꽁꽁 싸선 문장 밖으로 버린다 데굴데굴 굴러간다 이럴수가

'어째서 학교가 학생들거야? 직원들도 있고 총장, 이사도 있는데.
그럼 따지고보면 이사장이 학교 주인이지. 아니냐?'

이것은 편파적인 보도라 판단하고 중립성의 잣대를 들이대는 것인가
아니면 ...... 섭섭한건가

그땐 울화가 치밀었다 눈동자에 차오르는 눈물을 흘리지 않으려 애꿎은 침만 꿀떡 삼키며,
잘못됐다고는 생각지도 못했던 부분이었다,고 했다. 흥분해서 몹시 버벅거리며 대들었다....

그랬다. 정말 이해가 안됐다. 그 일이 있고 약 이틀 동안은 가슴을 치며 분노로 얼굴이 벌개진 채 캠퍼스를 쏘다녔다. 그럼 나라의 주인은 국민이 아니던가.
이 관료적이고 권력적인 대학교.


그런데 2년이 지나고, 문득 그 기억을 다시 끄집어내선
내가 잘못 생각하고 있는 부분이 있었다는 생각을 하게 된거다.
학생이 주인이다.. 곧 '우리' 가 '주인'이다. 그런데 우리라는 건 기어코 누군가를
배제하는거다.  아마 간사는 정말 섭섭했었을거다. (그렇다고 이해한다는 건 아니고)

자꾸 너네너네 우리우리 하니까 결국 관계는 제공자-수혜자로
심하면 우리와 상대방의 이해관계는 다르며 각자 할 일하는 사람 정도로 되는.
현재 그런 상태고.



등록금 문제를 둘러싸고서 가장 중요한 건 대학 내에 민주주의가 전혀 안되고
있다는 것. 대학본부는 일방적으로 인상률을 책정하고 총학생회는 일단 오른
인상률을 가지고 실랑이를 벌일 뿐. 예산집행은 투명하지 못하고 밝히지 못하는 이유는
핑계만 같다.
등록금을 둘러싼 논의는, 본부가 얼마나 올렸나 총학생회가 얼마나 내렸나 뿐.
등록금 이야기도 잠잠해지고 난 이후에 '이제 진짜 시작이다' 하면서
내년을 위해 학생들이 참여하는 민주주의 방식을 들여 놓으려 꾸준히 노력하는
총학생회는 얼마나 될까, 교직원들과 계속 소통하려고는 얼마나 노력할까
같이 노력해보자고는 어떻게 할 수 있을까
결국 '우리'와 '너네'가 또 다시 만나게 될 곳은 차가운 협상 테이블.  

학교 내에서 너네 너네 우리 우리 이렇게 편 가르고 있으니까
정부는 '니네'가 알아서 하라고 뒷짐지고 있고.


중요한 건 '주인 의식'이지 '우리'가 주인인 건 아니다.
중요한 건 학생들이 주인의식을 갖는 것이었지 일방적으로 우리들이 주인이야
라고 할 수 있는 건 아니라는 생각이 이제사 드네.

말이 쉽지
그래도

말하는 것은 행동의 한 수단에 지나지 않겠지..
그러나 행동할 수 없는 동안에는 말하는 것만으로도 무엇인가를 하는 거야_티보가의 사람들

이라잖아


여하튼
저 만화 정말 재밌음
http://comicmall.naver.com/webtoon.nhn?m=list&contentId=15640



Posted by 브로콜리너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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