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내 지치지 않고,

일상 2013. 1. 18. 16:33

서로의 고독을 완전히 공유할 순 없다. 공유할 수 없는 것은 의도이어야 한다. 자의적으로, 자신을 더욱 깊은 사람으로 만들기 위한 의도적 고독, 고립. 하지만 공유할 수 없는 고독을 가진 두 사람의 만남은 비극적이다. 공유하고 싶으면서도 그럴 수 없음에 체념하고 체념하여 스스로 감당하기를 자처하지만 깊이 그리고 긴밀히 연결된 공통성을 가진 고독이 자꾸만 울게 되는 것을 견뎌야만 한다는 건 정말이지 너무 비극적이다. 끝끝내 지치지 않고 이 고독을 각자 잘 감당해낸다면 완벽하진 않지만 가까스로 행복한 만남을 유지하겠지. 이땐 운명의 힘이 가장 강하다. 이 만남을 운명이라 생각하는 믿음. 아니 그저 운명 그 자체일 지도. 거기까진 나도 모르겠다.

Posted by 브로콜리너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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