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2013. 10. 8. 22:30


이곳 거리에는 네 발과 두 발이 공존한다. 인간과 비인간 동물의 공존이 두드러진다. 인간은 두 손을 쓰기에 할 수 있는 게 비인간 동물보다 많지만 그만큼 해야만 하는 것도 많다. 네 발 비인간 동물이 곳곳에 싸둔 똥을 치우는 건 인간이다. (물론 이네들은 잘 치우지 않는 편이다.) 이곳 풍경을 가만히 보다보면 인간이 비인간 동물보다 낫다는 생각은 조금씩 사라진다. 인간이 못나서 못할 짓을 해서가 아니라, 바지런히 뭔가 계속 하는 걸 보다보면 고생이 많구나 싶다. 짠하다. 인간은 인간으로 살아서 얼마나 쾌락을 느낄까 자부심을 느낄까. 자부심도, 쾌락도 보편의 기준이 아니기에 그냥 그렇게 태어나서 해야만 하고 할 수 있는 일들을 찾아서 할 뿐. 뭐 더 낫고 못하다 그런 것도 없는 무.



Posted by 브로콜리너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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