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복합물류 B동 3F
컨베이어 벨트를 지나가는 박스가 찢길 때마다
손목 약한 사람들은 먼지를 먹었다
먼지가 먼지를 먹을 때마다
사람들은 매번 이발하는 걸 잊었다
그들은 산발한 머리카락에 얼굴을 묻고
컨베이어 벨트 아래로 뛰어 든다
그래도 꿈에서 깨지 못하고
여전히 박스의 무게는 가늠할 수 없다
손목이 꺾일 때마다 손 안에 새소리가 고였다
바코드가 찍히자 먼지를 털며 달아나는 송장번호 10183478832800번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