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겁이 많은데, 아무래도 직접 느껴보고 싶다는 이 모험심에는 당해내질 못하겠다. 덕분에 이번에도 여행할 수 있었다. 중국에서 시작해 파키스탄을 거쳐 인도까지 갔다. 특히 파키스탄의 훈자와 인도의 라다크는 오랫동안 꼭 가고 싶었다. 여름이 좋은 곳들이다. 기대하지 않던 곳들도 좋았다. 사실 마냥 좋았다는 말로 표현하기에 복잡한 심경들은 두고두고 생각해야겠다. 마음에 남는 이름들이 많다.
떠나는 나를 두고 친구는 “새롭고 재밌는 꿈 많이 꿀 수 있어서 좋겠다.”고 했는데 정말 그게 여행의 이유가 되어도 좋을 큰 기쁨이겠다. 보고 느꼈던 것들이 제멋대로 구르다가 꿈에 나타나면 좋겠다. 깨고 나면 많이 그립겠지. 새로운 풍경에 감탄하고 이내 담담해지다가도 갑자기 이상한 기분이 들어 한국에서 가져간 물건을 손에 꼭 쥐어보곤 했다. 그럴 때마다 내가 거기서 여기로 왔고, 시간이 흐르긴 흐른다는 것을 실감했다. 그랬던 그 순간들도 원래의 일상으로 돌아온 이제는 꿈만 같다.
갈 수 있는 오지의 끝까지 갔을 때, 희망인지 절망인지 모르겠지만 세상은 쉽게 멸망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도의 북동쪽을 향해 끝까지 달리면 초모리리라는 호수가 있다. 이 호수 너머에는 다른 나라가 있다. 중국은 ‘중국’과 인도의 경계라고 하고, 인도는 ‘티벳’과 인도의 경계라고 하는 곳. 이 호수를 떠나는 새벽에 본 별들은 쏟아져 내리는 것이 아니라 달려드는 것들이었다. 사방에 별들이 너무 많았다. 참 높은 땅이었다.
이번이 마지막 배낭여행이라는 생각으로 다녀왔는데 앞으로 가고 싶은 곳들만 잔뜩 안고 돌아왔다. 돌아왔다. 사실 건강히 돌아오는 것이 가장 중요했음에도, 돌아왔다는 말을 쓰니까 왠지 슬프다. (2016.8.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