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의 입에서 또로록 굴러 나오는 외국 영화감독이나 배우의 이름
또로록 굴러 나왔다 또로록 굴러 들어 가던 아주 짧은 순간
그 듣기 좋은 발음 그 향기 좋은 말
좋아 좋아
내가 오래도록 기억하는 것
'일상'에 해당되는 글 399건
- 2008.03.09 좋아
- 2008.03.06 우리우리밖으로나가자
- 2008.03.06 바이오맨 2
- 2008.03.04 날-씨밖-에없어-요
- 2008.03.04 밤말은 쥐가 듣지요 3
- 2008.03.01 담배불 피하는 내 구두코.
- 2008.02.28 나는 뭘 할 수 있을까로 끝나는 늘 어려운 질문
- 2008.02.28 고슬고슬 눈 1
- 2008.02.27 여전히 울겠지 여전히 웃겠지 1
- 2008.02.26 웃기는 짬뽕.
이 만화보고 한참 웃었는데 웃음의 끝이 가루약 물과 함께 덜 넘어간 듯 많이 씁쓸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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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를 선포하는 우주 전사 우리들 지구 정복 노리는 악마를 향해 싸워어 싸워어 바이오맨
아름다운 지구는 우리의 것 우리가 가꾸어 온 작은 천국 그 누구가 지구를 빼앗으려나
우리가 우리가 수호하리라
바이오오매애앤 우주 특공대 우리들는 우우주의 불사신이다
바이오오매애앤 우주 특공대 우리들는 우우주의 불사신이다
우주저언사 바이오맨 우주저언사 바이오맨
오랜만에 생각나서 노래 찾아 들으니 마음이 막 벅차오르는구나
대구 성당동 성남아파트 202호였던가 한 때 내방이었던 그 곳의 스위치 옆엔
'바이오맨 핑크파이브가 되게 해주세요' 를 연필로 몇 번이나 덧대어 쓴 글이 아직도
남아 있을까
태어나서 그때처럼 무언가를 그토록 갈망해본 적이 있었던가
평범한 사람들이 어느날 갑자기 바이오맨이 되었듯 나에게도 그런 기회가 찾아 온다면.
아아
살아가면서 일정한 주기마다 이 질문이 자연스럽게 떠오른다
사실 나이가 들수록 갈등이 되긴 하지만... 그래도 결국은 삐뽀를 따라가지 않을까
기어코 또 다시 불법 다운로드를 받았다 살금살금
충무로 6번 출구를 나서던 날, 그때까지도 화난 눈발의 등쌀에 날씨가 한창 의기소침해 있었다
그려간 약도가 맞지 않아 나는 한참 길을 헤매었고 겨우 찾은 견고하고 당당해 보이는(그래서 안심이 되는) 건물 안에서 성의없는 글씨로 서류를 작성했다. 내게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
투덜투덜 끝내고 나니 별 거 아닌 일이야. 근처 편의점에 들어 가선 (뻔치없게도) 비비빅하나를 먹으며 95년도 문학잡지에 귄터 그라스가 독일통일을 반대했다는 내용의 글을 끙끙 읽으며 잠시 시간을 때웠다. 이럴 땐 술술 읽히는 감정 이입되는 글은 오히려 거짓말 같다.
편의점 알바생과 기어코 눈을 마주치곤 씨익 웃으며 인사한다. 나에게서 멀어지려 알바생 삶의 앞 뒤를 추적하며 상상한다.
바람도 잦아 들고, 알딸하게 쌀쌀하면서도 포근하구나. 아 꼭 안아주고 싶은 날씨다.
햇살이 아스팔트 한톨한톨까지 굽어 살피시는 날씨에 감격.
저 동양 간판, 날씨에 참 잘 어울리는 색감을 가졌더랬지
나를 둘러싼 외적환경은 날씨가 주는 것만으로 충분하다.
자려고 누웠다가 깜빡 잠이 들었는데
계단에서 넘어질 뻔 한게 아니라 굴러 버렸다
젠장
번쩍 일어났다
주섬주섬 난로를 켜고
그러고 보니 양말도 벗지 않고 누웠구나
휴가 나온 친구와 제대한 친구와 술을 마시고
휴가 나온 친구의 애인인 내 사랑하는 후배도 만나고
제대한 친구는 여전하고 그래서 너무 좋고
여전하지 않은 변한 모습도 보여줄 것이기에 더욱 애절하고
웃고 웃고 웃고 웃고 웃고 웃고 웃고
이제 확실한 말은 피하는 친구 지키지 못할 말들에 대해서는 확언하기 싫다는 너의 말
,비틀거리는 친구를 택시에 밀어 넣고 문을 탕 닫는 순간,
그 순간 내 기력을 택시에 모두 담아 실어 보내는 기분.
뭘까..
세상은 참으로 정교 교묘하다
이토록 놀라운 순간들
내가 아주 필요하다고 느끼는 순간 그런 것들은 주위에 포진하고서 나를 유혹한다
구원의 손길을 내민다, 싸이렌의 유혹처럼 끝까지 따라가면 죽음인 것을
하지만 당장은, 심지어 고맙기까지 하다
잠시 번득하며 내가 이걸 필요하다고 느끼는 것은 사회의 엿같은 시스템 때문인지도 몰라
, 라고 생각하는 것도 잠시
나는 지금 내가 당장 할 수 있는 것들을, 해야만 하는 것들을 정신없이 해결하는 데 몰두할 수밖에 없다
K가 어느날 갑자기 아무런 이유없이 체포되는 되고 법정에 들락날락거리면서
모든 걸 바쳐 무죄를 입증하려 하지만 그렇다고 유죄무효의 판결을 받는다는 보장도 없고,
그렇다고 아무 것도 하지 않을 순 없고,
또 무죄를 입증하려 노력하는 순간 자신에게 죄가 있다는 것을 전제를 하게 된다는 억울함에,
이도저도 할 수 없는.
비슷한 감정이다.
후
내일 아침은 신대철 교수님의 수업이구나. 기대된다 좋다 ..
교재는 물론이고 부교재에 온갖 책 다 뒤져서 읽으며 그렇게 열심히 시험 준비한 적 없었어요 여성학 더욱 사랑하게 해준 페미니즘과 정신분석학 최은영 교수님
근대성과 페미니즘 책 나 너무 열심히 읽었어요 수업도 눈알 빠지게 들었어요 교수님 너무 좋아서요 권김현영 교수님
오리엔탈리즘과 만들어진 전통 책 진짜 손때 닳도록 매만지고 옆구리에 끼고 다녔어요 교수님 수업듣다가 지적희열에 눈물 고인적 많았는데 모르셨지요 정선태 교수님
법대 교수님들 기득권 싸움에 정말 질렸는데 올곧이 제 걸음 가시는 모습이 너무 좋았어요 이재승 교수님
눈알 빠지고 귓밥 놀라서 튀어 나오게 열심히 들은 수업들은 내 지난 학교생활에서 이것 뿐이던가 하하
갑자기 왜 교수님들 이름은 읊어 뭐하니 뭐하니 왜 갑자기 고백 아닌 고백.
후
단지 내가 믿고 있는 것은 내가 당분간은 죽지 않을 거란 것이고,
단지 내가 기뻐 하는 것은 내가 언젠가는 죽을 거란 것이다.
그래 당분간 죽지 않을 동안 화이팅
하루 종일 웅얼거렸던 말, 좋아 질거야 다 좋아 질거야, 이토록 통속적인 말 하지만 위안이 되는 말.
길을 한참 걷다 발끝 10센치앞에 불이 붙은 담배꽁초를 발견했다
반사적으로 성큼 건너 뛰었다
문득 어릴 적 기억난다
초딩 때 나의 취미는 담배꽁초 불끄기였다 그 외 쓰레기 줍기
눈에 보이는 불 붙은 담배꽁초엔 필사적으로 달려 들었고
꺼진 불도 다시 보자 담배꽁초만 보면 불 붙어 있는 건 아닌가 의심했다
딱히 사명감이 있었다기 보단 불이 날까 싶어서였다
뿐만 아니라 쓰레기 줍기, 절대 길 거리에 쓰레기를 버리지 않는 건 당연하고
버려진 쓰레기도 주울까 말까 늘 고민하며 걸어 다녔다
같이 걷는 친구가 하드 봉지를 버리면 한참 걷다가도 다시 되돌아가 주워오기도 했다
'길 거리에 버리지마' 조그맣게 중얼거리며.
역시 누가 표창장을 주는 것도 아니었고 그저 함부러 쓰레기 툭툭 버리는 게 싫었다
어느 날 라디오에서 DJ언니가 '가끔 한번 풀어져보세요. 늦은 밤 아무도 안볼 때 들고 있는 쓰레기를
바닥에 버려본다던가 하는 걸로도 자신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어요'
그 말에 혹해서 밤에 나가선 과자 한 봉지 낼름 먹곤 의뭉스런 미소를 지으며 쓰레기를 휙 버리곤
내달려 집으로 뛰어오기도 했다
강박증이었던가 여하튼 그땐 남이 안 끈 불도 잘 끄고 다녔는데 이젠 내 책임이 아닌 일들은
피하게 된다....는 걸 느낀다
이제 길 거리에 쓰레기 버리지 말라고 한다든가 역시 초딩 때 반나절 그네에 앉아선
동네꼬마들 싸움 말리며 싸우지 말라고 소리치던 오지랖도 없다 내 상관할 바 아니니까
어릴 적 순수하고 유머러스한 강박증이 사라졌다는 건 아니다
강박증은 여전한 채 그 대상을 달리할 뿐, 중요한 건 그 강박증이 내 안에만 갇혀 있다는 거다
나 자신에게만 더 엄격해 졌다 내 안전 내 생활 그런 것에만.
물론 나이를 먹으면서 시키는 대로 무조건 하지 않는 삐딱한 자유로움을 얻었지만
그 자유를 볼모로 그만큼 나는 교묘히 나를 위한다 내가 할 수 있는 것들만 하고
내가 막막한 것들을 하지 않으면서.
발갛게 심지 붙어 있던 담배꽁초를 더 이상 끄지 않는 건
내 신발에 담배빵 날까봐 그리고 불이 나도 내 책임이 아니기 때문이다
나이 먹을수록 뭐든 나아지는 줄 알았는데 오랜만에 어린 시절의 향수를 뿌린 날이다.
별 거도 아닌 담배불에 뇌 굴리기는, 그러게 그런데 오늘따라 불 붙은 담배꽁초를 피해가는
내 구두코가 워낙에 인상적이었거든.
'나는 너를 이해 못하겠다'라고 말하는 가장 나를 이해해주는 엄마는
얼마나 마음이 아플까 '그래 빨리 집에 들어가라' 빨리 전화를 끊어버리려는 엄마에게
내가 할 수 있는 말이라곤 '잠 푹 자는게 최고다 그래야 혈압이 내려가'
알딸딸한 술 기운으로 내딛는 발자욱엔 범벅된 눈물이 배어난다
솔파미레도시라솔 솔 솔 그렇게 아무도 모르게 음을 내려 가며 침연한다
견딜 수 없는 건 아니다 내가 '고민이야'라고 말하는 것들은 내 표정을 만들기 위한 말일 뿐이라는 생각이.
그래..나는 얼마나 내 고민들에 충실했던가
나는 내가 헤어날 수 없는 늪이 되기를 바라지만 나는 나를 즐길 뿐이다
결국 나는 침연하는 시간들을 즐기고 있다
'추격자'를 보았다. 세상은 얼마나 허술한 것인가. 물이 흐려지면, 어항이 깨어져 버리면 죽고 마는 금붕어처럼 너무나 약한 개인들. 그런데 우리 금붕어가 될 수 밖에 없는 걸까.
겨우 살아 돌아온 미진을 기어코 따라가는 죽음의 운명, 피튀는 수없는 망치질이 퉁퉁퉁 내 마음에 못질을 해댄다.
하지만 미진의 어린 딸에게 무슨 일있으면 연락해 라고 명함을 내미는 따뜻한 사람, 수많은 컷들로 몰아치는 긴박감 속에서도 그런 장면들은 오래오래 남는다.
노력하면 좋아질 수 있는데 무서워서 못살겠다 하지 않아도 되는데, 사회가 시스템이 허술하니까 우리 노력하면 되는데, 우리가 노력하면 세상은 더 좋아질 수 있어.
영화는 얼마나 많은 가능성들을 보여주는가 그리고 그걸 기어코 배제해나가며 얼마나 위험하게 살아가는 인간들의 모습을 보여주는가.
그렇기에 노력하면 세상은 좋아지는 것. 극장을 나서 반짝이 햇살을 보며, 나아질 수 있는데.. 중얼거리며.
집에 가기 무서워라는 친구의 말이 귀에 밟히는, 집에서 음식을 함부로 시켜먹지 못한다는 여학생들 이야기를, 지하철역에서 집까지 달려가는 여자의 이야기를.
경찰서 형사과장이 일 그만두고 운영한다는 강남의 여대생안마사집 그래서 불법이라도 아무도 건드리지 못한다는 이야기를 줄줄 해주던 알바집 사장님, 외로움에 어쩔 수 없이 그런 곳을 찾아가지만 나보고는 조심하라던 사장님, 영화 시티 오브 갓에서 복수에 복수를 거듭하며 마을을 살인의 공포로 몰아가는 갱들을 최후에 눈 감아주는 경찰을, 그 경찰 뒷거래 사진을 찍은 주인공이 신문에는 싣지 않은 장면,
술 기운에 머리가 너무 아프고 나는 잠들고 싶지 않고.
매화수 두 병을 까선 오목하니 작은 잔에 졸졸졸 따라 마시며 얼굴이 빨개진 우리
너의 집 방바닥이 너무 뜨거워 엉덩이를 이리저리 뒤척이며 좋다고 깔깔깔
우리가 쓰고 싶은 글을 담은 핸드메이드 잡지 '종이 끝은 불로 꼭 살짝 태워야 해 그래야 느낌이 살아'
그리고 우리가 직접 지을 카페 '쿠폰은 꼭 손으로 만들자. 벽에다 그림을 그릴게'
너는 곧 목수가 될 거고 나는 도자기를 구울게
그 누가 뭐라해도 좋다 비워도 비워도 우리에겐 나눌 것이 많고
이상과 현실의 간극을 콧노래를 부르며 삽질로 메울 것이니
현실을 안다고 해서 달라질 것이 무어가 있어 그 현실이 무언데
우리는 귓밥이 되어 버린 말들을 수집하는 여행가 남극에서 따뜻하게 베지밀을 데워서 펭귄에게 나눠주자 그래서 아버지가방에서우실까봐 어깨 토닥토닥 그래도 허공의 무늬를 헤아리며 온 하루를 보낼 수 있는 한량, 돌고래를 바라보다 죽고 싶어 돌고래야 안녕.
현실을 안다고 해서 달라질 것이 무어가 있어
그렇게 살고 싶지 않아 했던 날들을 견뎌내지 못할 역마살이면 충분해
이렇게 살고 싶지 않아 할 수 있는 감수성을 손톱 밑에 심어두자 글을 쓸 수 있게 글을 쓸 때마다
내 삶이 조직되도록
여전히 많은 고민들이 남지만 발그레한 얼굴을 식혀주는 찬바람을 맞으며 누워 버린다 이적 노래를 듣는다
'여전히 울겠지 여전히 웃겠지'
인생예보는 그 정도만 해도 충분한 것
이훈범시시각각] 총리감이 없다고요? [중앙일보]
누구나 아는 이솝우화 한 토막. 고깃덩이를 문 까마귀가 나뭇가지에 앉았다. 여우가 다가와 말했다. “아름다운 목소리의 까마귀님, 노래를 들려 주셔요.” 우쭐한 까마귀가 목청을 높였다. 입을 벌리는 바람에 떨어진 고기를 물고 달아나며 여우가 말했다. “멍청한 까마귀야. 고기나 먹지 그 목소리로 무슨 노래냐.”
이처럼 교훈 담긴 우화를 입에 달고 다닌 이솝이지만 정작 자기 처신은 그렇지 못했다. 그가 델포이에 갔을 때다. 사람들은 그의 이야기에 감탄하면서도 노예 신분인 그를 천대했다. 그러자 그는 델포이 사람들을 어리석다 깔보고 비웃었다. 화가 난 사람들은 그의 짐 속에 신전의 제기를 몰래 넣었다. 도둑 누명을 쓴 이솝은 절벽에서 내던져졌다.
그게 인지상정(人之常情)이다. 남을 향한 잣대의 치수는 촘촘하면서 나를 재는 잣대는 넉넉하기 십상인 거다. 우리 사회에 잘나간다는 사람들이 흔히 그랬다. 겉으론 근엄하게 세상을 논하고 세태를 걱정하면서 속으론 세상사 배 불리는 길로 잔머리를 굴렸고 세태를 앞질러 물을 흐렸다. 그래서 세상이 더 어두워지고 세태가 더 탁해지는데 부끄러운 줄도 몰랐다.
그런 이들 중에 요즘 땅을 치는 사람 많겠다. 전화를 끊고 나서 한숨 짓는 이들 참 많겠다. 새 정부 구성할 국무총리와 각료들 인선작업이 애를 먹고 있다고 해서 하는 소리다. 사람이 없다는 거다. 가진 자원이라곤 사람밖에 없는 나라에서 총리 할 사람, 장관 할 사람이 없다는 거다. 좌파 정권 10년에 우파 인력 풀(pool)이 바닥나서이기도 하지만 간단한 약식 검증에도 후보들이 우수수 떨어져 나간다는 거다. 재산·병역·학력처럼 세상에 드러난 사실만 놓고 보는데도 그렇단다.
약식검증을 통과하면 정밀검증에 들어가는데 이게 더할 건 두말이 필요 없다. 관계기관에 의뢰해 납세·부동산·주민등록·전과 기록들을 꼼꼼히 따져보고 학자의 경우 논문 표절 여부도 확인하는데 발 안 저린 사람이 별로 없는 모양이다. 기록 조회를 위해 본인 동의를 구하면 60% 이상이 고개를 젓는다는 거다. “청문회를 통과할 수 없어서”란다. 눈 앞의 떡을 보고도 밀쳐야 하니 땅 치고 한숨 안 쉬겠나 말이다. 설령 동의하더라도 검증을 해 보면 절반 이상이 탈락하고 만다는 거다. 처음에 100명을 놓고 검토했다면 이제 10명도 안 남는다. 후보의 능력을 따질 겨를이 있겠나. 거기에 누굴 시켰다 해도 인사청문회나 언론 검증 과정에서 뭔 문제가 터져나올지는 그야말로 신(神)만이 알 일이다. 어쩌다 이 지경까지 됐는지 눈물 날 일이지만 개탄만 하고 있기엔 시간이 너무 없다.
그래서 하는 얘긴데 이참에 국민적 대사면을 하는 건 어떨지. 전문적 투기나 상습적 탈세처럼 파렴치한 범죄가 아니라 그저 한 순간 욕심에서 빚어진 어지간한 오점들은 눈 딱 감고 한 번 용서해 주면 어떨지. 평생 정직하게 살아온 많은 사람은 억울할 터지만 본래 용서는 정직한 사람 몫 아닌가. 이참에 용서하고 선을 긋는 것은 어떨지. 대통령 당선인에게 그랬듯 과거의 허물은 덮어두고 인재들에게 능력을 발휘할 기회를 주면 어떨지. 그들 손에 걸레를 들려줘 세상을 투명하게 닦을 임무를 맡기는 건 어떨지. 그러면서 자신의 때까지 씻을 수 있게 하면 어떨지. 그렇게 함으로써 먼지가 켜켜이 쌓인 과거와 단절하고 정직한 사람이 손해보지 않는 맑은 사회를 함께 만들어가 보는 건 어떨는지.
그들에게 무작정 돌을 던지는 건 이솝의 우(愚)를 또 한번 범하는 짓이다. 어찌 보면 온갖 부조리를 관행과 관례라는 이름으로 눈 감아온 게 우리 자신 아닌가. 그들이 그걸 즐겼지만 나도 (기회가 닿았으면) 마찬가지였을지 모를 일 아닌가 말이다. 까마귀는 고기 잃고 망신을 당했지만 나무에 앉은 것이 목소리 예쁜 꾀꼬리라면 노래를 부르게 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터다. 참으로 사람이 없다니 하는 말이다.
아무리 그래도 언론은 그러지 말아야지. 당신 까만 봉지에 꽁꽁 싸서 쓰레기 봉투에 담아선 버리고 싶어요. 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