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 해당되는 글 398건

  1. 2012.03.10 쳐 불어라 2
  2. 2012.03.07 아직은, 고작. 나는 겨우. 4
  3. 2012.03.04 너를 위해, 4
  4. 2012.03.04 20120202土
  5. 2012.02.27 _01 2
  6. 2012.02.12 아무런 미련없이.
  7. 2012.01.13 체험
  8. 2012.01.08 평화롭고...
  9. 2012.01.08 자기 전시 1
  10. 2012.01.02 꿈 너마저

쳐 불어라

일상 2012. 3. 10. 14:31

 태풍이 몰아치면 쳐 불어주는 곳으로 순순히 날아가 주겠다. 어차피 바람이 나를 데려다 주는 거지 내가 바람일 수는 없다는 걸 아프게 깨닫고 있으니까. 결단코 뭐 하나라도 붙잡으려 안간힘 쓰지 않을 거다. 손잡아주는 이가 없더라도 세상원망, 하지 않을 것이다. 제 마음을 살피기도 전에 스스로를 관찰하는 습관이 들어 버려 아주 오래도록 그렇게 살아 온 한 사람이, 떠밀리듯 제 마음 안에 다시 들어 왔다. 외면하고 싶어도 발 붙이고 있을 곳은 여기 뿐이란 것에 절박해진 이상 나는 나를 살아야 한다. 부디, 나를 보호하려 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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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곳이 아무리 아름답고, 네가 아무리 착하다고 해서 이곳이 내가 있을 곳이고 네가 내 사람이라고 느껴지진 않는다. 나는 그저 떠나고 또 다른 데에 머물고 싶을 뿐이다. 좋은 게 좋은 것이든, 싫은 것도 싫은 거다. 나는 내가 바닥을 치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 기준은 도덕도, 나 개인의 윤리도 아니다. 도덕을 무엇보다 내 윤리를 얼마나 감당할 수 있느냐, 하는 인내의 문제다. 왜냐하면 어쨌거나 나는 나를 살고, 나는 지금 여기에 살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아직 나는 그 어떤 것에도 의지하고 싶지 않다. 내가 나를 좀 더 다스릴 수 있게 된다면 내가 얼마나 이곳에-너에게 머물고 싶어 하는지를 알게 될 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아직은, 고작, 나는 겨우.
결국은 내 한계를 말하고 있다. 그리고 여지껏 살아 오면서 내가 단 한 번도 노골적으로 또 직설적으로 말해본 적도 그리 말하는 법을 처음부터 익히지 못 했다는 것이 얼마나 불행인지를 오늘 아침 믹스 커피를 타다 문득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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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를 위해,

일상 2012. 3. 4. 20:34

감당할 수 없는 눈물이었다. 주먹으로 두 눈을 꾹꾹 눌렀다. 처음으로 온전히 타인을 위해 울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결국, 내 삶은 그런 것이었다. 이기적이고 평이한 삶이었다. 나의 고통도 참으로 견딜 만한 것이었다. 내가 흘렸던 눈물은 불안의 눈물이었을 뿐 절망의 눈물은 아니었다. 내가 거짓을 말하지 않고 도덕과 인내의 시험에서 항상 승리했던, 그것은 내가 도덕적이거나 인내심 있는 사람이었기 때문이 아니다. 다만 운 좋게도 거짓을 말하기 전, 도덕과 인내가 한계에 다다르기 전, 구원받고 또 구원받는 삶이었기 때문이었다. 나는 그런 세상에서 태어나 그런 보호를 받으며 살아온 것뿐이었다.

<하쿠나 마타타_오소희>



 영화를 보든 책을 읽든 나를 찌르지 않는 것이 없다. 모든 것들이 나를 시험하려 달려드는 것 같다. 사람의 말에 바짝 곤두서는 것도, 내가 이런 적이 있었던가. 부디 나를 아프게 할 작정으로 달려드는 것이 아니라면 구원받지 않아도 좋으니, 내가 절망할 때까지 지켜봐주었으면 좋겠다, 네가 나를, 지키기 위하여, 너도 같이 절망하였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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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202土

일상 2012. 3. 4. 00:09

1. 다큐 편집에 있어서는 늘 처음이 중요하다. 꼼꼼하게 프리뷰를 끝내고 정확하게 라벨링해 두어 편집할 때 헤매지 않을 완벽한 세팅을 해두는 것! 내가 지금 몇번 째 엎고 다시 하면서 뼈저리게 느끼는 것.


2. 씬 하나를 크게 크게 붙이는 데만 몇 시간이 걸렸다. (몇번 째 다시 하는 편집인데도 할 때마다 새롭다) 그런데,, 일단 어느 정도 됐다 하는 순간 깨달았다. 이 장면들을 하나도 내보내지 못 할 수도 있다는 걸. 아니면 완전히 수정해야 할 지도... (내가 찍은 전부를 편집을 통해 다 드러낼 수 있는 건 아니다) 신경쓰며 하는 것보단 전혀 염두에 두지 않고 한 게 차라리 잘한 것이라 위로하며.. 마무리 했다.


3. 편집자로서의 나

난 이미 그의 이야기를 정말 많이 들.었.다. 그렇다면 아직까지도 내가 그를 잘 이해하지 못 한다 할 수 있을까. 그러니까 점점 더 그를 이해해 가고 있다는 게 맞겠다.  

그렇다면 편집자로서의 지금 나는, 
어느 정도 그를 이해하는 사람으로서 편집 흐름을 잡아야 하나. 아니면 촬영 당시 잘 모르겠던 간질간질한 상태로서 편집해야 하나.  

후자가 맞다고 결론지었다. 하지만 무척 어렵다. 그 때의 내가 지금의 내가 아닌데. 대상과 나를 동시에 드러내는 것이 쉽지 않구나.
 
그때의-나/지금의-나//하루하루 점점 달라져가는-나 (이해에 대한 생각도 없이 그저 호기심 많았던 나/이젠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은 지금의 나/ 수없이 반복해서 보고 들으며 점점 그러해져 가는 나.) 프레임속 '나'의 위치에 섬세하게 다가갈 것.  


4.
마지막 재판 날이었다. 당분간은 보지 못 할 아들을 배웅하는 어머니. 인사하고 돌아서는 아들의 뒷모습을 잠시 찍던 카메라가 느닷없이 훽 돌더니 어머니를 잡는다. 인사를 한다. 덥썩 손을 잡는다. 카메라가 흔들거린다. 다시 돌아서는 카메라, 그는 기다리지도 않고 멀리멀리 멀어져 간다. 그를 쫓아 냅다 달리는 카메라. 달리는 내 발소리를 듣고 그가 멈춘다. 돌아 본다.

참으로 오랜만에 내가 마음에 들었다. 그것도 예전의 내가. 그때 내가 어떤 마음이었는지 알 것 같았으니까.



5. 예전에 <땅의 여자> 권우정 감독의 인터뷰 옮겨 놓은 것.

권우정 : 나의 장점은 사람의 매력을 발견하고 보여줄 수 있다는 점에 있다. 작업을 하면서 갖는 즐거움이 다큐멘터리를 만드는 동력이기 때문에 여전히 '인물다큐'에 끌린다.
객관적 시선이나 인물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이나 그런 것을갖고 작업을 진행하는 것 자체는 안 맞는 것 같다.

-> 이런 솔직한 태도가 필요하다. 이 사람은 자기 자신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다는 생각을 했다.

가만 보면 나는 인물에 대한 객관적인 시선과 일정한 거리두기에 강박 관념이 있는 것 같다. 그에 대한 내 능력이 탁월하다면 모르겠다만 어줍잖게 내게 맞지도 않은 윤리를 추구하려는 건 아닌 지. 그럼에도 내가 그걸 추구하겠다는 결심이 선 게 맞는 지, 확인하고 확신해 볼 일.

Posted by 브로콜리너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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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01

일상 2012. 2. 27. 09:17


  시간이 길어지면 마음도 늘어진다. 몸과 마음을 탄탄하게 하기 위하여 또 내가 했던 작업이 짐짝이 되지 않기 위하여 매일매일 보고 듣고 생각하며, 염두에 두기. (무엇보다 시작한 일을 마무리 짓지 않는 것은 아주 몹쓸 짓이다)

일단 흩어진 메모들 그러모으기 작업부터.
아마 촬영 중이던 2009에서 2010년으로 넘어갈 즈음에 썼던 메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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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물아홉(가제)

병역거부를 지지하는 다큐멘터리나, 병역거부를 하는 현민을 지지하는 다큐이고 싶지는 않다. 감동 없고 건조하더라도, '특별한 선택'(병역거부)을 하는 현민 개인의 고민들을 보고,
들여다 보다보다보니 다시 '별로 특별할 게 없는 선택'(병역거부)으로 보이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는 중. 그리고 다시 여전히 특별한(누군가의 삶) 이라는 느낌을 주고 싶단 생각을 했다.

이 다큐는 나의 시선이 적극적으로 들어가 있다. 객관적인 시선이라기보다는 그때그때 내가 느끼는 그 감정선을 따라서 질문을 했다. '잘 알지도 못 하는' 어떤 이가 어떤 누군가를 '특별한 시선'으로 바라보기 시작하면서 만든다는 컨셉이다.

양심적 병역 거부를 했다고 하면, 엄청난 '대의'나 '명분'을 떠올린다. 그들 대부분은 기자회견에서 전쟁을 반대하거나 군사문화를 비판하는 선언문을 읽는다. 나는, 그 신념에 의심을 품는 건 아니지만 단 몇 줄로 그들의 이야기를 다 알 순 없다고 생각했다. 몇 마디의 ~주의로 단정지을 수 없는 고민들이 많을 거란 의문이 들었다.

그래서 '기자회견'을 하지 않는, 단 몇 줄로 자신의 선언문을 만들지 않는 현민의 병역거부 방식에 끌렸다. 하지만 촬영 과정에서 그게 또 전부가 아니란 걸 느꼈다. 오히려 이유가 딱히 명확하지 않아서 더욱 어려웠다.....; 차라리, 저는 전쟁에 반대합니다! 라고 하는 게 편하겠다는 생각도 했으니까. 이런 것들을 과장하거나 섣불리 요약하지 않고 어떻게 그대로 잘 드러낼 수 있을까.....
일단은 병역거부를 하기 얼마 전부터 감옥에 들어가는 직전까지의 그 시간 동안의, 개인의 고민을 농밀하게 들여다보는 걸 큰 골격으로 하고 있음.






Posted by 브로콜리너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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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런 미련없이.

일상 2012. 2. 12. 20:17

사진첩
                                             비스바와 쉼보르스카


가족 중에서 사랑 때문에 죽은 이는 아무도 없다. 
한때 일어난 일은 그저 그뿐, 신화로 남겨질 만한 건 아무것도 없다. 
로미오는 결핵으로 사망했고, 줄리엣은 디프테리아로 세상을 떠났다.
어떤 사람들은 늙어빠진 노년이 될 때까지 오래오래 살아남았다.
눈물로 얼룩진 편지에 답장이 없다는 이유로
이승을 등진 사람은 아무도 없다. 
마지막에는 코에 안경을 걸치고, 장미 꽃다발을 든
평범한 이웃 남자가 등장하기 마련이다. 
정부의 남편이 갑자기 돌아와
고풍스러운 옷장 안에서 질식해 죽는 일도 없다!
구두끈과 만틸라, 스커트의 주름 장식이
사진에 나오는 데 방해가 되는 일도 없다. 
아무도 영혼 속에 보스의 지옥을 품고 있지 않다!
아무도 권총을 들고 정원으로 나가진 않는다!
(어떤 이들은 두개골에 총알이 박혀 죽기도 했지만, 전혀 다른 이유에서였다. 
그들은 야전 병원의 들것 위에서 사망했다.)
심지어 무도회가 끝난 뒤 피로로 눈자위가 거무스레해진
저 황홀한 울림머리의 여인조차도
내가 아닌 댄스 파트너를 쫓아서
어디론가 떠나버렸다. 아무런 미련 없이.
이 은판 사진이 탄생하기 전, 아주 오래전에 살았던 그 누군가라면 또 모를까.
내가 아는 한 이 사진첩에 있는 사람들 가운데 사랑 때문에 죽은 이는 아무도 없다. 
슬픔이 웃음이 되어 터져 나올 때까지 하루하루 무심하게 세월은 흐르고,
그렇게 위안을 얻은 그들은 결국 감기에 걸려 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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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

일상 2012. 1. 13. 23:16

그렇게 살 수 있을 거야, 하며
머리로만 생각하며 살다가 
직접 겪게 되자 
정작 허우적 대는 한 사람이, 

의식이고 나발이고 그런 거 없이
그냥 어찌저찌 채이게 되는 사건들에
대처하면서
결국 그렇게 살고 있는 사람을 상상하다 잠들었고

서글프고 슬픈 꿈을 꾸었다

깨고나니 눈물이 도로롱 매달려 있었다

이것은
사랑에 관한 이야기 

Posted by 브로콜리너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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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롭고...

일상 2012. 1. 8. 23:21

온통 지뢰밭이구나 
 

평화롭고 
평화롭고 아름다운 곳을 찾아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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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전시

일상 2012. 1. 8. 21:13

 



참 잘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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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 너마저

일상 2012. 1. 2. 23:17

 
정념이 깊어지고
꿈마저 나를 괴롭히면
그땐 미련 없이,







 
Posted by 브로콜리너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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